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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여행

동유럽 여행(8) 모차르트가 태어난 잘츠부르크

동유럽 여행(8)

            모차르트가 태어난 잘츠부르크

 

행전 박영환

 

◎ 알프스의 원경

 

  

여행 8일째, 잘즈부르크에 가기 위해 아침 7시 30분, 호텔에서 출발했다. 이날도 이상하게 날씨가 너무 좋았다. 이곳은 하루가 멀다하고 비가 온다고 하는데 벌써 3일째 비가 오지 않는 것이다. 짤즈부르크까지는 5시간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빈에서 서쪽으로 가고 있는데 길가 등성이를 빠알갛게 물들인 요염한 양귀비꽃과 하얀 이빨을 내어놓고 한바탕 흐드러지게 웃어주는 아카시아꽃이 길손의 여정을 푸근하게 했다.

  그런데 길이 막혀 내다보니 교통사고가 났다. 3중 추돌이었다. 다행히 차는 찌그러져도 사람은 많이 다치지 않은 것 같았다. 이곳은 사고가 나면 길을 완전히 닫아버린다고 한다. 그래서 잘못하면 몇 시간 동안 통행을 하지 못하고 기다리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이날은 그 정도가 심하지 않아 길이 열려 지나갈 수 있어 다행이었다. 

  오스트리아에는 유명한 곳이 크게 세 곳이 있는데 빈과 인스부르크, 잘츠부르크가 그것이다. 비엔나는 세련미가 있고, 인스부르크는 겨울 스키장이 유명하며 잘츠부르크는 아기자기하게 아름다운 곳이다.  

  10시 30분, 휴게실에서 멜랑쥐 커피를 마셨다. 커피만 마시면 컵은 선물로 가져가도 좋다고 했다. 이것을 가져와 나중에 초등학교 다니는 손녀에게 선물로 주었더니 너무 좋아했다.

  조금 더 가다가 알프스 산을 보게 되었다. 알프스 산은 스위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6개국에 걸쳐 있다. 프랑스,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독일, 이태리 등에 연결되는 긴 산맥 군이다. 알프스 이남은 지중해 문화권이며 이북은 게르만 문화권이다. 잘츠부르크는 알프스 동쪽에 있다.

 멀리서 보아도 절경이었다. 산의 정상은 겨울인데 기슭은 봄의 향연이었다. 겨울과 봄이 공존하고 또 여름과 가을까지 같이 거느리고 사는 산의 넓은 가슴. 그 호연지기에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이었다. 그 앞의 호수는 부지런하게 산의 그림자를 담고 있었다.  

 

◎ 잘츠캄마굿

  잘츠캄마굿은 오래전부터 소금을 생산한 곳이며 소금과 관계되는 많은 지명과 일화가 남아 있다.

  해발 500-800m의 구릉지에 위치해 있고 이 일대는 해발고도 2,000m 이상의 산과 알프스의 빙하가 녹아 형성된 76개의 호수와 산들이 어우러져 있는 곳이다. 여름에는 피서지로 겨울에는 스키장으로 유명하다.

  

또 이곳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찍은 곳으로도 유명한데, 영화의 무대가 되었던 레오폴츠크론 저택은 18세기 레오폴트 대주교의 집으로 지금은 미국인의 소유가 되었다고 한다.

  사운드 오브 뮤직 -  1965년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빈에서 오는 도중 영화를 다시 한 번 봤다.  

  알프스의 아름다운 자연에 둘러싸인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수도원. 이곳에서 수녀 생활을 견습하던 마리아, 그녀는 얼굴도 예쁘고 활달한 성격에 노래를 무척 좋아하고 사람 사귀기를 좋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원장 수녀는 그녀를 트랩 대령 집 가정교사로 추천했다. 대령은 아내를 사별한 뒤 7명의 자녀를 군대식으로 키우고 있었다. 그러나 마리아가 그 집에 들어가면서 트랩 대령의 집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아이들을 통제가 아닌 자율로 따뜻하게 보살피고 대령의 굳어 있는 마음도 서서히 풀리게 했다. 그러던 중 그들은 서로 사랑을 하게 되었다.

  이 작품은 ‘도레미송 Do-Re-Mi’ '에델바이스 Edelweiss’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기며 가장 인기 있는 뮤지컬 영화가 되었다.

  전에도 본 적이 있지만 그 무대가 되었던 곳으로 가면서 다시 보니 또 다른 느낌이었다.

    

◎ 맑고 깨끗한 전설의 호수

 

  도착하여 케이블카를 타고 산에 올라갔다. 케이블카의 길이는 1,522미터였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산은 호수를 안고 호수는 산을 업고 살아가

고 있었다. 봉우리마다 기봉이며 그 경치를 담은 호수 그 자체는 그림이었다. 탄성이 절로 나왔다.

  마을로 내려와 모차르트의 외가에 들렀다. 어린 시절 모차르트는 이곳에서 음악의 꿈을 키웠을  것 같다.

  외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선착장에 가서 배를 탔다. 멀리 가까이 집들이 숲속에서 평화롭게 손을 흔들었다. ‘황소의 십자가’ ‘영주부인의 기도’ 등 전설에 잠시 숙연해졌다가 불쑥 나타난 코끼리의 모습에 눈을 번쩍 떴다.

  호수는 잠시도 가만히 잊지 않았다. 바위에 부딪혀 전설을 긁어내리고 뱃전에 부딪히며 햇살을 던져주었다. 가꾸고 만들어 가고 창조하는 호수이다. 

  

 

    ◎ 잘츠부르크

 

   잘츠부르크는 비엔나에서 서쪽으로 약300㎞ 떨어진 인구 14만의 도시로 기원전 8세기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했던 곳이다. ‘잘츠(Salz)’는 소금을 뜻하는 독일어이며, 따라서 잘츠부르크라는 이름은 ‘소금의 도시’를 의미한다. 도시를 가로지르는 강은 주변 산에서 채굴한 소금을 수송하는 대동맥의 역할을 했다.

  로마시대부터 이 지역을 관장하기 위해 신부를 파견하였으며 1803년까지 잘츠부르크는 대주교가 통치했다. 대주교들 가운데 현재의 모습을 만드는 데에 큰 역할을 한사람은  볼프 디트리흐이다. 잘츠부르크 성당과 미라벨 정원은 그가 만들었다.  잘츠부르크는 1803년에 오스트리아의 일부가 되었다.

  이곳에는 모차르트를 비롯하여  음향악 이론의 전문가인 크리스티앙 도플러, 미술가인 한스 마카르트 음악가이자 지휘자인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의 요세프 모어 등이 이곳 출신이다.

  이 ‘고요한 밤 -’은 그가 성당에 갔을 때 마침 보수 중이라 뒷동산에 올라갔는데 그 때 눈 덮인 산에 별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보고 즉석에서 가사를 만들었다고 한다.

  잘츠부르크는 수려한 호수와 음악축제, 소금온천, 겨울에는 눈이 2미터 정도 오기 때문에 스키를 즐기러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성수기에는 현지 주민들보다 관광객들이 훨씬 많은 때도 있다고 한다. 한 때 우리나라 강원도 평창과 동계 올림픽 개최지를 두고 경합을 벌이던 곳이기도 하다.

  여기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참 많았다. 담배 한 갑이 5유로이니 우리 돈으로 7000원 꼴이다. 북유럽은 2만원 정도라고 하니 상당히 비싸다. 그래서 그런지 담배꽁초를 끝까지 다 피운다. 한국 사람들은 담배 인심과 술 인심이 좋지만 여기서는 술값을 각자 낸다. 가족 끼리나 애인 사이에도 각자 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인심을 쓴다고 담배를 나누어 주면 신기하게 생각하기도 한단다.

 

 

 

◎모차르트

 

 

 

모차르트가 태어난 생가는 게트라이데 거리 중심에 있었다. 1576년 1월 27일 출생한 이후 17세까지 살던 집으로 현재는 박물관으로 되어 있다. 참 많은 관광객들이 붐비고 있어 모차르트의 명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조금 떨어진 곳에 그가 7년간 살던 집도 있었는데 이곳에도 그의 자료가 전시되어 있었다.

  

그는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레오폴트 모차르트의 아들로 태어났다. 1762년 아버지는 그의 어린 아이들과 유럽 음악 여행을 시작했는데 모차르트는 첫번째 음악 여행지인 프랑스와 잉글랜드에서 바흐를 만났고 거기서 그의 첫번째 교향곡을 썼다.    

  그 뒤 이탈리아 여행을 하면서 탈리안 오페라를 썼다. 그리고 바이올린 협주곡과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했다. 1779년, 그는 어머니가 죽자, 잘츠부르크로 돌아와 정가극 〈이도메네오 Idomeneo〉를 썼다.

  1781년 그는 대주교와의 갈등으로 쫓겨났다. 모차르트는 그의 친구들과 함께 베버가로 옮기고, 비엔나에서 그의 독립적인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그는 콘스탄체 베버와 결혼하였고, 〈The Abduction from the Seraglio〉와 많은 그의 위대한 피아노 협주곡을 썼다. 1780년대 후반 〈피가로의 결혼 Le Nozze di Figaro〉·〈돈 조반니 Don Giovanni〉·〈코지 판 투테 Cosi fan tutte〉등의 작품으로 그는 최고의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아깝게도 설흔 다섯 살에 병사했다.

  너무나 짧은 삶을 살았지만 크고 긴 예술을 만들었다. 참으로 인생은  짧아도  예술은 길다는 것을 실감한다.

 

하늘 가득 땅 가득 축복의 선물들

가슴에 젖어젖어 오래오래 두드린다                       

님이여 존경합니다 당신의 혼 저 음률들                           

 

◎ 미라벨 정원

 

   대주교 에를라흐에 의해 완성되었으며, 잘 정돈된 조각상들, 분수 그리고 꽃들이 조화를 이루어 한 폭의 그림처럼 느껴지는 곳이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여주인공 마리아가 어린이들과 함께 ‘도레미 송’을 불렀던 무대로 유명한 곳이다.

  17세기 초 디트리히 대주교가 세운 미라벨 궁전에는 모차르트가 대주교를 위해 연주했던 대리석 홀이 있다.

  

◎ 너무 짠 음식

 

  저녁에 정통 오스트리아식 식사를 했다. 정통이란 말에 어울리게 과연 음식이 짰다. 대체적으로 현지 음식에 잘 적

응하여 잘 먹었는데 이날 나온 스프며 돈가스는 거의 소금 덩어리를 먹는 것 같았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고 일행 중 삼분의 이 정도는 전부 먹지 못하고 그대로 내놓았다. “여기가 소금의 도시라서 소금의 진수를 보여주는기여...” 어떤 분이 농담을 하자 같이 웃었다.  자기들의 기준으로 만들었을 뿐, 너무 손님의 식성들은 고려하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라면을 끓였다. 

 

 

  동유럽 여행(9) '뮌헨과 백조의 성'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