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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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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오는 날의 고향 풍경 눈오는 날의 고향 풍경/ 경북 청도 뒷산에서 바라본 고향 마을(가까이 있는 집이 행전의 집) 눈이 오는 날에 행전 박영환/ 2012. 12.28. 눈이 왔다 이렇게 많이 오는 것은 육십년만에 처음이란다 오는 것이 아니고 쏟아졌다 맘 먹고 크게 퍼부었다 눈이 오면 점과 선이 그어놓은 무늬들이 하얗게 덮인다 내 편 네 편 가르며 장작을 패듯 닦달하던 목소리도 덮인다 새삼 순백의 의미를 새기니 다시 발자국을 찍는 것이 두렵다 눈이 쌓인 사랑채 아내 '월평'이 김장을 담그고 15대조 할아버지가 심은 500년 된 은행나무 수야 저수지의 강태공 행전의 감밭 박영왕 씨 정원 영사재 재실 박영진 씨 정원 박영신 씨 집 박화식 씨 집 행전의 집 행전 사랑채 손녀 경원이 손자 희준이 탁영 김일손 선생을 모시는 영모재 제설..
감이 익은 어느 가을 날 2012년 감이 익은 어느 가을 날 행전 박영환 잘왔구나 모두 모였구나 서울에서도 오고 부산에서도 오고 고향집에 부모와 할아버지 할머니를 찾아왔구나 늘 둘이만 살고 있어 조용했는데 와서 이렇게 떠들어 주니 신이 나는구나 마당의 감보다도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워하는 모습들을 보니 흥겹도다 자주 오너라 와서 서로 우애를 다지는 것 부모에게 있어 그 이상의 즐거움이 또 있겠는가 감이 익은 어느 날 온 가족이 다 모여 막내 딸과 둘째 외손자 종훈이 그리고 손녀 경원이 경원이의 재롱 마당에서 고기를 굽고 사위(좌), 아들(우) 종훈이와 가영이 큰 고모에게 안긴 손자 희준이 각각 표정이 다르다(촬영 준비) 표정을 가다듬고 천사의 나팔꽃이 활짝 피고 대문 앞 아내
유정有情 유정有情 행전 박영환/ 2012.7.25. 참으로 마음이 편안합니다 사십 여년 살던 곳을 떠나왔는데도 짐을 살 때 약간 짠 했을 뿐 다시 평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고향집이 좋은가 봅니다 어른들이 살던 집을 약간 고쳤습니다 한옥 뼈대는 그대로 둔 채 안방과 부엌을 합쳐 방을 크게 하고 측면을 약간 늘여 화장실을 넣었습니다 작은 방은 구들을 놓아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사랑방은 세 칸의 벽을 헐어 서재로 사용하고 마루는 약간 손질하니 정자가 되었습니다 창고며 두주의 슬레이트 지붕도 걷어내고 새로 올렸습니다 무너진 담장도 보수하여 기와를 올렸습니다 대문도 새로 만들었습니다 어느 새 마당에 잔디는 푸른 빛을 띄고 백합이며 백일홍, 나리 등도 활짝 웃기 시작했습니다 봄부터 정을 주고 있는 감나무에는 감들이 주렁..
복사꽃이 피면 복사꽃이 피면 행전 박영환 좋다 가슴이 뛰어서 좋다 복사꽃이 피면 나의 봄이 시작되고 나는 그 눈웃음에 황홀하다 귓불에 따스한 호흡을 전해주면 어둠과 냉정 꾸짖던 소리, 미워하던 마음이 스르르 녹는다 나는 가슴이 터질듯 그들의 유혹을 즐기며 무너진다 너의 눈썹에 나의 안경을 걸어둔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