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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친구

노을 마을

노을 마을

 

행전 박영환

 

길을 가다가

저녁노을을 바라본다

노을은 서쪽 하늘을 움켜쥐고

마을로 쏟아진다

세 살에 아비를 잃은

그 아이의 시 구절처럼

붉은 사연을 안고 쏟아진다

마지막 글귀를

주고받지 못하는 인연이 너무 슬프다

우물을 들여다 본다

두레박이 아무리 애를 써도

끈이 없으면 물을 길어 올리지 못한다

야속한 사람

야속한 사람

원망하지만

문득 그 사람의 노을도 너무 붉다

노을이 쏟아진 그 마을은

노을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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