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338) 썸네일형 리스트형 워리 워리 행전 박영환 어릴 때 무척 좋아하던 개가 있었다. 그 때 시골에서야 족보깨나 있는 고급 개는 없었다. ‘워리’하고 부르면 방안에 흙발로 들어와 동생의 엉덩이에 묻은 똥을 신나게 식사하는 이른바 ‘똥개’였다. 그러니 그에게 특별한 애칭이 있을 수 없었다. 그 당시 우리 동네 개들의 호칭은 전부 ‘워리’로 불려지는 ‘동명이견(同名異犬)’들이었다. 그러나 우리 집 워리는 여느 워리와는 달리 품위(?)가 있고 붙임성이 좋았다. 노란 털이 탐스럽게 복슬복슬하고 콧잔등에 갈색 점이 박혀 있는 수놈이었다. 녀석은 내가 학교에 갔다가 오면 저 멀리서도 나를 알아보고 달려와서는 어깨에 발을 걸치고 조금은 징그럽게 뽀뽀를 했다. 우리 워리는 싸움도 동리에서 챔피언이었다. 씩씩한 두 다리를 쭉 뻗고 늘씬한 허리춤을 치.. 이런들 엇더하며 이런들 엇더하며 행전 박영환 우리 시조(時調)에 이른바, 하여가(何如歌)로 불려지는, ‘이런들 엇더하며 저런들 엇더하리’로 시작하는 두 수가 있다. 이 시조들의 겉으로 나타난 표현만 본다면 작가들은 마음을 비운 무욕청정(無慾淸淨), 즉 허심(虛心)의 상태이거나 아니면 사리 분별이 없는 우유부단한 성격 소유자같이 보인다. 그러나 이 두 수 시조의 작가는 마음을 비운 사람도 아니었고 사리 분별이 없는 사람도 아니다. 이렇게 노래한 두 분 모두 매우 유명한 분들이다. 한 분은 근세조선의 3대 태종(太宗) 이방원(李芳遠)이며, 한 분은 우리나라 최고의 성리 학자로 추앙 받는 퇴계(退溪) 이황(李滉)선생이다. 태종은 잘 알려진 대로 야심만만한 인물이었다. 그는 용기와 지략을 겸비하였으며 목적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 기침소리(2) 기침소리(2) 행전 박영환 100년도 살지 못하는 한 세상, 허무한 인생사 -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사람들은 겉으로 나타난 일반적인 잣대에 의해 어머니의 일생을 괜찮게 사신 삶이라고 생각하여 호상(好喪)이라고 했다. 여든넷까지 사셨으니 장수를 하신 폭이고 4남매 자식들이 모두 나름대로 자기 생활을 엮어가고, 살림살이도 근동에서는 논밭이 많은 집 중에 하나였으니 그만하면 되었다는 것이다. 하기야 겉으로 보면 그렇게 볼 수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알고 보면 당신의 삶도 그렇게 평탄하신 것만은 아니었다. 당신께서는 한 때 판사 생활을 하셨던 외할아버지의 막내딸로 태어나 고이고이 자라나셨다. 그런 분이 종갓집 맏며느리가 되면서 삶의 환경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제사도 많고 언제나 사랑방에는 손님이 끊이.. 이전 1 ··· 367 368 369 370 371 372 373 ··· 44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