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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가족 행전 박영환 철새 가족들 둘러 앉아 정담을 나눈다 “꽥엑꽥” 단조음이다 시베리아 어느 마을에서 배워온 말인지 도무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은 그 말로 기뻐하고 슬퍼하며 마음을 나눈다 뇌신경에 이상이 생겨 말을 못하는 사람이 있다 가슴을 쥐어뜯으며 그가 하는 말은 “으으어 아아아” 정말 어려운 표현인데도 그 아내는 못 알아 듣는 말이 없다 대단하다고 하자 오히려 반문한다 “가족만은 알아 들어야 되는 것 아닙니까” 나는 아내의 말을 얼마나 잘 알아듣고 있는가 또박또박 분명히 들려주는데도 못 알아듣는 말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낙제 ‘가족’ 되기 전에 아내 입 근처에 내 귀가 머물 방을 하나 마련해야겠다 (2010,12.18)
억 새 억 새 행전 박영환 그리움을 품은 억새는 바람에게 울고 마음이 시린 바람은 억새에게 운다 또 한해 저무는 울음 나도 같이 울어본다
을숙도 그 섬은 을숙도 그 섬은 행전 박영환 을숙도 그 섬은 남사당 미소년을 기다리는 순이처럼 다시 찾아온 새들을 맞아 행복하다 자리를 비우고 있던 외로운 때도 가슴 가득 북소리를 안고 귀향을 믿었고 그들도 약속을 잊지 않고 손을 흔들며 찾아왔다 섬은 여름 내내 하얀 허벅지에 핏물이 들도록 삼을 삼고 물레를 자아 베를 짠 갈대정원을 내어놓는다 누구는 또 떠나갈 철새이니 제 발목 잡아 상처받아 울기 전에 너무 깊이 마음 주지 말라고 하지만 애써 그들의 집은 여기이고 여행에서 돌아왔을 뿐이라고 말한다 부리로 쓰다듬고 나래로 감싸는 진심을 믿는다 새들이 펼치는 *풍물, 버나, 살판, 어름, 덧뵈기, 덜미 축제 마당은 늘 감동적이다 비록 또 역마살이 도져 떠난다 해도 아니 떠날 수밖에 없을지 몰라도 혼을 빼앗는 저 찬란한 춤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