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행전 박영환
철새 가족들 둘러 앉아 정담을 나눈다
“꽥엑꽥”
단조음이다
시베리아 어느 마을에서 배워온 말인지
도무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은 그 말로
기뻐하고 슬퍼하며 마음을 나눈다
뇌신경에 이상이 생겨
말을 못하는 사람이 있다
가슴을 쥐어뜯으며 그가 하는 말은
“으으어 아아아”
정말 어려운 표현인데도
그 아내는 못 알아 듣는 말이 없다
대단하다고 하자
오히려 반문한다
“가족만은 알아 들어야 되는 것 아닙니까”
나는 아내의 말을 얼마나 잘 알아듣고 있는가
또박또박 분명히 들려주는데도
못 알아듣는 말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낙제 ‘가족’ 되기 전에
아내 입 근처에 내 귀가 머물 방을 하나 마련해야겠다
(2010,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