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둡기 전에
행전 박영환
어둡기 전에 금촌에 갈 수 있을까
산 그림자를 안고 조용히 떨고 있는 수면 위에
바람의 언어가 적셔놓은
그리운 얼굴의 노래를 들을 수 있을까
아직도 상수리나무 열매는
긴 치마폭에서 빠알갛게 얼굴이 젖을까
풀린 운동화끈을 곱게 매어주던
그녀의 향긋한 머리카락 내음은 그대로 남아 있을까
고갯마루의 성황당은 지금도 그 약속을 기억하고 있을까
섬이 된 그리움이지만
조그마한 달빛 다리 하나 놓아
손을 내밀고 싶구나
더 어둡기 전에 그녀의 맑은 눈에 금촌이 안기는 것을 볼 수 있을까
석양이 붉게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