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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친구

벌초

 벌초

 

                                                                            행전 박영환

 

 

아버지는 바리캉으로 빡빡 밀었다.

 

엉성한 바리캉 이빨이

머리카락을 물고 늘어졌다

나는 죽는다고 고함을 질렀다

돈 몇 푼 아끼려고 이발소에 보내지 않고

서툰 기술로 아이를 잡는 아버지가

미웠다

 

"아버지, 산소에 예초기 들어갑니다"

서투른 일꾼

소 뜯어 먹듯 듬성듬성 베다가

이마를 찍어 맨살을 드러내기도 한다

"아버지 서툰 자식놈 때문에 고생되지요"

"아니다. 작년에 벌초 대행업체 사람들이 하는 것보다 네 손이 훨씬 따뜻하다"

 

이제 생각하니

아버지가 깎아주던 손길이

이발사 아저씨보다 훨씬 더 따뜻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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