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행전 박영환
안개가 몸살을 앓는 스무사흘 새벽에
칠순의 할머니가 따는 해초에 비까지 묻어 운다.
식당은 늙었다고 받아주지 않아도
바다는 마음이 좋아 받아 주는 것이 고맙다고 웃는데 틀니도 같이 웃어볼거라고 침을 묻힌다.
먼 바다에서 밀려온 해초를 건지는 중이라며 묻지 않은 물때며 가족사까지 풀어놓았다.
먹기도 하고 팔기도 한다지만
소식 끊긴 자식이 생활비를 줄 리 없고 팔아서 돈을 만들 것이 분명한데
집에 가서 소다 넣고 삶아서 식초와 고추장으로 무치면 새콤달콤 먹을 만하다고 손도 크게 한 보따리 앵긴다.
아침 운동하러 간 터라 가진 돈이 없어 그냥 고맙다는 말만 할머니 물장화 위에 얹어 두고 왔는데
아무래도 힘들여 딴 노인을 생각하면 그냥 받는 것이 마음에 걸려
빨리 집에 와서 돈을 가지고 나갔는데
노인은 벌써 자리를 뜨고 허리 구부정한 파도만 노인이 건지다 만 해초를 바다에 밀어넣고 있었다.
안개가 자꾸 소다가루를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