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338) 썸네일형 리스트형 기침소리(1) 기침소리(1) 박영환 “누구든지 고향에 돌아갔을 때, 그걸 대하면 ‘아 드디어 고향에 돌아왔구나’ 싶은 사물이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이십 리 밖에서도 보이는 고향의 가장 높은 봉우리일 수도 있고, 협곡의 거친 암벽 또는 동구 밖 노송일 수도 있다.” 이문열의 ‘그대 다시는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리’ 의 첫머리에 나오는 말이다. 우리 고향에도 이십 리 밖에서 보이는 태양산도 있고, 암벽이라든지, 동구 밖에 500년이 넘는 은행나무도 있다. 물론 이것들이 고향의 체취를 전해 주는 것이기는 하다. 그런데 나는 그것만으로 ‘고향에 왔구나’ 하고 느끼지 못하고 이상스럽게도 항상 고향집에 배어 있는 어머니의 ‘기침소리’를 들은 뒤에야 ‘고향에 왔구나’ 하고 조용히 안도의 숨을 내쉬는 것이었다. 어머니께서는.. 서리 서리 행전 박영환 ‘서리’하면 밀려오는 향수와 함께 풋풋한 미소가 일어난다. 장난인가, 도둑질인가? 엄격하게 말하면, 남의 밭이나 집에서 주인 허락 없이 훔쳐오는 것이니 도둑질이었다. 그러나 서리를 하는 측도 죄의식이 없었고 서리를 당하는 집도 도둑맞았다고 이를 갈며 동네방네 외치고 다니지 않았다. 콧물을 훌쩍이던 초등학교 시절에는 밀이나 콩서리를 주로 했다. 또래들이 어울려 책 보따리를 어깨에 걸쳐 메고 집으로 오다가 배가 출출해지면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밭에 들어가 눈치껏 한 아름 꺾었다. 구석진 밭두렁 밑에 숨어들어 불을 지피면 알맹이가 노랑노랑 익었다. 손으로 썩썩 비비어 후후 불면 구수한 냄새와 함께 기름이 자르르 흘렀다. “와아! 쥑인다.” 탄성을 지르며 신나게 해 치웠다. 마파람에 게 눈.. 우담바라꽃을 찾아서 우담바라꽃을 찾아서 행전 박영환 11월 초순, 일행 몇 명이 동해안 쪽으로 차를 몰았다. 어느덧 초겨울을 느낄 정도로 약간 쌀쌀한 날씨였다. 아침 일찍 나선 탓에 가는 도중 차를 잠시 세우고 시래깃국에 밥을 말았다. 이것도 역시 별미다. 단풍잎 하나가 아주 가까이 떨어졌다. 먼저 도착한 곳이 대왕암 - 그다지 크지 않는 바위, 신라 다른 왕들의 능에 비하면 너무나 볼품이 없는 바위이다. 그런데 문무왕 당신은 어떻게 그런 곳에 당신의 유골을 묻어달라고 유언을 했을까? 대단한 용단이다. 그런 호국의 정신이 있었기에 통일의 위업을 이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정오쯤 기림사에 도착했다. 우담바라라는 꽃의 전설이 있는 곳이다. 우담바라꽃은 천년에 한 번씩 피는데 그 빛깔이 다섯 가지로 신비로운 서기가 가득하다고 한.. 이전 1 ··· 368 369 370 371 372 373 374 ··· 44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