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341) 썸네일형 리스트형 봄소식 봄소식 행전 박영환 성처럼 에워싼 214호 병실 묵정밭처럼 흐트러진 침상에 다가가고 싶어 안달이 난 봄이 아내를 재촉한다 어디 한 번 일어나 봐, 씩씩하게 일어나지 않겠go니 내일이면 되겠니, 그래 내일이면 좋다 모레까지도 참아줄께 손가락을 걸면 되겠니, 마음대로 걸어놓은 것이 아니잖니 커튼 드리운 창문이래도 향기와 웃음을 담은 소식을 들려주기에는 충분해 폴짝폴짝 뛰어서 달려오렴 나도 꽃신을 신고 폴짝폴짝 뛰어갈게 저 멀리 손나발을 한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가 목청껏 외치고 있다. 병실에서 병실에서 박영환 우울한 그림자가 창을 흔들고 있어 링거처럼 재촉하는 아픔이 머문다 침상에서 앓고 있는 아내는 밀려오는 통증에 안간힘을 다하여 이를 악물고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고통의 주변에 머물며 낙엽처럼 멍하니 흘러내리고 있는 나를 본다 아내는 언제쯤 어둠의 터널을 벗어날 것인가 물음과 대답이 자꾸만 빗나가고 있어 얼다 녹다 가슴이 자꾸만 갈라진다 지금 이 병실은 눈물을 참고 있는 외로운 섬이다. 좋더라 좋더라 행전 박영환 우리 어머니, 마을 사람들과 놀러갔다가 기분 좋게 돌아오셨다 "어무이예 오늘 어디 갔다 왔심니꺼" "좋더라" 갔다 오실 때마다 대답은 늘 똑 같았다 하기야 어느 곳이면 어떠랴, 좋으면 좋은 것이다 10여 년 전, 목련꽃잎이 화알짝 피어있던 날 아주 멀리 여행을 떠난 뒤 돌아오시지 않는다. 어디가 그렇게 좋기에 계시는 곳, 지금도 그 대답이면 좋겠다 "좋더라". 올해도 목련꽃은 어김없이 피겠지. 이전 1 ··· 128 129 130 131 132 133 134 ··· 44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