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341) 썸네일형 리스트형 소리 소리 행전 박영환 눈 감으면 지금도 들려오는 소리가 있다 할머니의 다듬이 소리 어머니의 도마 소리 할아버지의 글 읽는 소리 아버지의 대문 여는 소리 우리 남매의 웃음소리 물 긷는 소리, 쇠죽 끓는 소리, 디딜방아 소리 꽃이 피는 소리, 감이 익어가는 소리 토담에 놀러온 햇살이 소곤거리는 소리 소리는 소리를 마중 나오고 소리는 소리를 업어주고 소리는 소리를 이어주었다 입 꼬리 입 꼬리 행전 박영환 한 평생 직장이 불만인 김씨 늘 입 꼬리를 아래로 내리고 입만 열면 때려치운다고 했다 주위 사람들에게도 걸핏하면 10원짜리 섞인 욕을 퍼 널고 그러면서도 용하게 때려치우지 않고 30년 동안 지내다가 나왔다 퇴직을 하고 난 뒤, 동료 중에 어느 누구 찾아오기는커녕 안부 전화 한 번 하는 사람 없었다 뒤늦게 후회하며 그가 요즈음 하는 제일 큰 운동은 입 꼬리 올리기 운동이다. 보문호에서 보문호에서 행전 박영환 보문호 벚꽃 그늘에서 사진을 찍는다 벚꽃보다 더 많이 웃으려고 손짓에 발짓에 몸짓까지 하며 입꼬리를 올린다 겨우내 꽁꽁 얼어 있던 웃음을 이곳에서 찾게 되니 정말 고마워 그래서 보문호는 보물이 아니던가 만나는 사람 모두 다정하여 손이라도 잡고 싶구나 물안개처럼 흩어지기 전에 변하지 않는 그림이 되어 나의 봄은 여기에서 계속 웃고 있을 것이다 이전 1 ··· 125 126 127 128 129 130 131 ··· 44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