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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족대에서 삼족대에서 행전 박영환 발자국 소리를 죽이고 조용히 정자에 오르면 삼족당을 만날 수 있습니다 단아한 모습으로 솔바람과 푸른 물결을 벗 삼고 계시다가 자리 하나를 내어줍니다 지난번에 올 때는 발자국 소리를 다스리지 못하고 숨소리가 거칠었던지 어른이 계시지 않았는데 오늘은 만날 수 있을까 또 계시지 않는구나 냇물에 낚시를 하러 가셨습니까, 새 소리 바람 소리 따라 운문산에 가셨습니까, 아니면 명유들과 더불어 시를 소리 높이 읊고 계시는지요 선생을 뵈오면 꼭 물어볼 게 있습니다 벼슬이란 게 무엇입니까 누구는 손발이 닳도록 빌어서 얻고, 누구는 남을 밟으면서까지 얻는데 나라님이 벼슬을 주겠다고 부르는데도 일부러 병을 얻어 사양하고 초야로 돌아오셔서 수(壽)와 영(榮), 식(食)이 족하다 하시며 스스로 삼족이라 ..
꽃 마중 꽃 마중/ 2013.5.27. 행전 박영환 꽃 마중 하는 날은 감추어둔 마음을 내어놓는 날 단추도 열어놓고 풀린 끈도 그대로 둔다 만삭으로 걸어오는 사연을 맞아 별무리를 따라가며 타다 남은 장작에 불도 붙인다 붉게 열린 입술 위에 어제와 오늘이 묻고 대답을 하니 꽃 마중 하는 날은 바람에 입을 대고 목청껏 외치고 싶은 날이다.
처진 소나무 처진 소나무 행전 박영환 매화밭 동쪽 산자락에 처진 소나무 하나 있다 수양버들처럼 가지가 늘어졌다고 유송(柳松)이라고도 부른다 신분이 천연기념물이기에 보호선 밖에서 잠시 뵈올 수 있다 어쩌면 귀한 몸이라 뽐낼 수도 있으련만 오히려 고개를 잔뜩 숙이고 있다 휘어진 바람의 가시를 감당하느라 늘 어깻죽지가 무겁다 더 깊게, 아주 깊게 200년 그렇게 살았으니 천년인들 견디지 못하리 * 경북 청도군 매전면 동산리에 있는 처진 소나무는 천연기념물 제295호이다. 수령 200년에 높이가 14미터인데 가지는 거의 지면까지 처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