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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뿌리 행전 박영환 감나무 밑으로 하수구를 새로 내는 통에 뿌리를 많이 자르게 되었다 괜찮을까 시공하는 김 사장께 물었다 아무 관계 없습니다 안심시키며 포크레인 거친 이빨로 뿌리를 뜯어냈다 그 날 마침 감 재배 교육시간에 뿌리에 대한 강의를 듣게 되었는데 조기동 강사 뿌리는 입이며, 코요, 다리와 항문이란다 입으로 양분을 흡수하고 코로 호흡을 하며 다리로 나무를 지탱하는가 하면 항문으로 배설도 담당한단다 얼마 전 종친회 석상에서 뿌리를 알자고 다짐했다 그 뿌리가 그 뿌리인데 사람의 뿌리만 강조할 일이 아닌 것 같다 무참하게 잘린 뿌리들이 눈에 밟힌다
토굴 토굴 - 대적사에서 행전 박영환 대적사는 토굴에서 출발했다 대적사는 와인터널 위에 있다 그 옆에 또 기차굴이 있고 또 그 옆에 버스굴도 생겼다 언젠가 또다른 굴이 또 생길 것이다 굴은 막힌 매듭을 풀어가는 묵묵한 행진이다 열리지 않을 것이 없다는 화두 하나 가슴에 지니고 굴은 한 걸음 한 걸음 깊은 숨소리를 얻는다. * 대적사는 경북 청도군 화양읍 송금리 동학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으며 신라 헌강왕 2년(876) 보조선사가 토굴로 시작했다고 한다
슬프다, 남운섭 화백 슬프다, 남운섭 화백 행전 박영환 갑자기 날아든 비보, 이게 사실인지요 아직도 그 순한 웃음 속에 붓 자루 하나 잡고 화실 벽을 채우고 있을 것 같은데 뭐가 그리 급했나요 지금 이 시간도 당신의 손길을 기다리는 곳이 이렇게 많은데 교단에의 정년퇴임도 하기 전에 바삐 가야할 그곳은 대체 어떤 곳이오 제자들의 울부짖음과 지인들의 통곡이 들리지 않나요 남 화백 당신은 내가 낸 책 세 권 중에 두 권의 표지화와 제자를 맡아 주지 않았소 '솔바람 초록빛 바다'가 그렇고 '종소리의 뜨락에서'가 바로 당신의 작품이지요 '종소리 -'를 부탁할 때, 너무 바쁜 분이라 조심스럽게 운을 뗐을 때 "당연히 제가 그려야지요.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면 섭섭하지요." 흔쾌히 청을 들어주시고 그 이후 출판기념회에도 참석하여 주셨던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