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341) 썸네일형 리스트형 무영탑 앞에서 무영탑 앞에서 행전 박영환 '석탑은 지금 수리중' 목어가 화살표를 그렸다 무엇을 수리할까 이끼 낀 세월, 고칠 것이 한두 군데이겠는가 그래도 가장 먼저 손댈 곳이 어디겠는가 갑자기 '그림자'란 생각이 든다 옆에서 어떤 사람이 슬며시 그림자를 밟고 참견을 한다 "어허, 고쳐서 그림자 나타나면 무영탑이 아닌데" 그것도 그렇구먼, 그렇지만 아사녀 생각을 해야지 그녀는 지금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영지 못가를 맴돌며 아사달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제, 절망의 상처를 꿰매고 훨훨 날아 토함산으로 남산으로 꽃불을 만드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제 그만 갑시다, 일행의 재촉하는 소리에 그림자가 놀라자 뭉게구름을 안고 있는 운판이 껄껄 웃는다 * 사찰의 사물은 범종, 법고, 목어, 운판이다. 목어(木魚)는 나무로 깎은.. 부부 방정식 부부 방정식 행전 박영환 남편은 한 팔이 없고 아내는 다리에 힘이 없어 서지 못하는 부부인데 힘든 농사를 척척 해낸다 논에 들어가 남편이 한 손으로 나락을 베어놓으면 남편의 다리를 빌려 업혀 들어간 아내는 나락 단을 묶어낸다 한 손밖에 없는 남편, 농기계도 다룬다 이따금 고장이 나서 나사를 조일 때 아내는 기계 옆에 앉아 남편의 다른 손이 되어주는 것이다 서로는 서로가 고맙다고 웃음 짓는다 이것이 행복을 만드는 이들 부부의 방정식이다. 창녕 고분군(古墳群)에서 창녕 고분군(古墳群)에서 행전 박영환 묘역에 올 때마다 한 분만 근엄하게 계시지 않고 여러 어른이 더불어 계셔서 참 좋습니다 화왕산 솔바람과 낙동강 은물결 노래를 들으며 잠든 님들 역사의 중심에 우뚝 서서 비화가야의 찬란한 호령이 가득할 때도 있었지만 어쩌다 얼굴을 잃어버리고 이름까지 지운 지 오래 되어 외로움과 슬픔, 때로는 허망하기까지 하여 쑥스럽고 야속할 때도 있었지요 그래도 그 마음 오래 가지 않고 넉넉한 품으로 데워 따뜻한 젖가슴을 만들었습니다 말이 없어 말이 있는 님 더불어 지피는 그 뜻을 알았으니 팔에 안기어 어제가 있는 오늘을 살아가겠습니다 편히 잠드소서. 이전 1 ··· 126 127 128 129 130 131 132 ··· 44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