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 고분군(古墳群)에서
행전 박영환
묘역에 올 때마다
한 분만 근엄하게 계시지 않고 여러 어른이 더불어 계셔서 참 좋습니다
화왕산 솔바람과 낙동강 은물결 노래를 들으며 잠든 님들
역사의 중심에 우뚝 서서
비화가야의 찬란한 호령이 가득할 때도 있었지만
어쩌다 얼굴을 잃어버리고
이름까지 지운 지 오래 되어
외로움과 슬픔, 때로는 허망하기까지 하여
쑥스럽고 야속할 때도 있었지요
그래도 그 마음 오래 가지 않고
넉넉한 품으로 데워 따뜻한 젖가슴을 만들었습니다
말이 없어 말이 있는 님
더불어 지피는 그 뜻을 알았으니
팔에 안기어 어제가 있는 오늘을 살아가겠습니다
편히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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