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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 구름다리 의령 구름다리 행전 박영환 어른들은 늘 구름을 좇지 말고 발을 땅에 붙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전설의 구름을 만들어 봅니다 아무리 촘촘 막아도 벗어난 날개 위에 하늘이 가까워 햇살이 따뜻하고 바람이 흔들흔들 간지럼을 태우며 가슴을 잔뜩 부풀게 합니다 길 위에서 길을 만들어 손을 흔들어 마음을 두근두근 달뜨게 하는 무지개 몸을 세워 날아가며 옷소매 깃을 펄럭이며 구룡과 평행선을 만들어 봅니다 구름 아래 강물은 화선지가 되어 황금빛 색깔을 풀어놓기 시작합니다 아, 드디어 그쪽에 하늘이 하나 더 있는 것을 보고 우리는 행복합니다.
장육산에서 장육산에서 행전 박영환 유월 초하루 신록의 눈빛이 초롱초롱한 날 장육산 전설을 따라 정상에 올라가네 희미하지만 심지에 불을 붙인다는 것 가물가물하고 흐릿하여 어쩌면 진실의 경계가 어디인지 몰라도 어딘가 존재했을 그 무엇이 발자국 소리에 조금씩 가까워진다는 희망이 있어 좋다 분명 파도처럼 밀려오는 산맥들의 힘찬 기상을 닮은 우렁찬 말발굽소리, 창공을 가르는 장군들의 함성이 산의 높이를 더해 갔으리라 쉼 없는 옥천수에 목을 축이고 난 뒤 몸도 누이고 마음도 누이는 육장굴에서 내일을 위한 다짐을 했을 것이다 떨어질 듯 떨어질 듯 그래도 결코 떨어지지 않고 굴 상판을 받들고 있는 힘은 무엇인가 그것 역시 전설의 몫인가 장육산에 길을 묻는 바람이 불어와 식지 않는 전설을 입맞춤한다.
삭발 바위 앞에서 삭발 바위 앞에서 - 백범 선생을 그리며 행전 박영환 머리 싹둑 자를 때 맨살로 아리던 눈물 냇물과 한몸되어 바위의 속마음을 두드렸다 알았노라.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조국만이 나의 님이고 님이 있어야 내가 있다는 것을 쇠북 종소리 새벽을 알릴 때마다 떠나지 못하는 머리카락이 삼대마냥 긴창이 되어 나를 깨우리라 다짐또 다짐 도량의 연꽃 위에 겨레의 큰 등불이 되었던 당신 아직도 당신의 모습이 너무 그립습니다. * 마곡사 삭발 바위는 백범 김구 선생이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분노로 일본군 장교를 죽이고 옥살이를 하다가 탈옥하여 이곳에 은거할 때 원종(圓宗)이란 법명을 받고 머리를 깎았던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