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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의령 일붕사 일붕사 행전 박영환 2023년 3월 31일 경남 의령에 위치한 일붕사를 찾았다. 마침 벚꽃을 비롯한 꽃들이 만개한 때인지라 절의 모습도 더 한층 밝게 느껴졌다. 꽃이 문을 열고 닫는 3월 마지막 날 꽃 속에 꽃을 얻듯 일붕사에 들어섰다 봉황이 큰 부리로 물어다 짓고 다시 쪼아 굴을 파서 부처님의 미소를 모시다 저 멀리서 말발굽 소리가 들리고 태종무열왕의 목소리도 들린다 전쟁에 목숨을 잃은 영령들은 둥근 종소리를 들으며 편히 쉬고 계시는지요 잠시도 멈추지 않는 발자국이 작고 큰 붓을 들고 새로운 일기를 쓰는데 쇠망치로 내리쳐도 꼿꼿하게 제자리를 지키던 미륵불을 쉼 없는 폭포가 씻고 씻어 받든다 ('일붕사에서' - 행전) 일붕사는 천혜의 자연 요건을 갖춘 봉황산에 위치한 사찰이다. 이 사찰이 유명한 것은 동..
섶지코지 선녀바위 섶지코지 선녀바위 행전 박영환 오늘도 무릎을 물속에 담그고 시린 바다를 떠날 줄 모르는 선돌 그의 어깨 위에 전설이 돌 옷으로 자란다 아픈 마음을 하얀 소복에 담은 등대 입술이 마른다 거북바위 천년을 보냈고 돌탑도 기도를 하느라 목이 쉬었다 훌훌 털고 한 번 달려보지 않겠느냐고 청마가 잔등을 내어놓고 수녀원도 차 한 잔 하면서 몸을 녹이란다 조용히 숨어 든 배 한 척 큰 맘 먹고 연인들의 노래를 뱃전에 실어보내기도 하지만 얼음 속에 갇혀 있는 천형의 시간들 불면으로 굳어진다.
나반존자를 찾아 나반존자를 찾아 행전 박영환 유월, 새벽 바위산 벼랑에 자리 잡은 사리암 천태각 나반존자를 뵈옵다 운무와 실비 맞으며 가파른 계단과 다투느라 등줄기가 흥건하지만 가슴 깊은 곳에 미소를 심으며 행복하다 말세의 복발이 되어 미륵불을 기다리는 존자여 부처님이 돌아가신 후 미륵불이 오기까지 중생을 제도하시는 분 흰 머리와 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눈썹으로 홀로 선정을 닦는 그 은덕에 우리가 길을 구하고 있습니다 시간과 시간이 섞이는 바위굴에는 덧니 같은 전설이 죽비소리를 낸다 한 사람이 살면 한 사람 쌀이면 되고 열 사람 살면 열 사람 먹을 쌀이면 되거늘 구멍을 넓힌 것은 화를 부른 욕심이어라 그렇게 만만하게 사는 것이 아닌데 어쩌랴, 이제는 찬물 마시며 정신을 차릴 수밖에 대자대비 신통자재 나반존자 대성이여 사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