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341) 썸네일형 리스트형 새해에는 새해에는 행전 박영환 임진년 밝은 해가 떠올랐습니다. 아침에 안경을 닦았습니다 이 한 해, 더불어 사는 따뜻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시침과 분침처럼 살지는 못해도 그렇게 흉내라도 내고 왼손과 오른손처럼 서로 마주잡고 일도 같이 하고 손이 시릴 때는 호호 불어줬으면 좋겠습니다 시이소에 같이 앉아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같이 올려주고 내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 누군가가 있어야 합니다 혼자는 무섭고 두러워 견디기 힘듭니다 노래를 할 때는 박수를 쳐주고 글을 발표할 때는 덧글을 달아주며 이따금 메일이나 전화로 안부를 묻는 마음이 오고가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내내 안경에 먼지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철새들이 오면 철새들이 오면 행전 박영환 철새들, 멀리, 가득 날아 처절한 회오리처럼 하늘 길을 열었다 가야할 곳은 기다림의 땅이기도 하니 인연, 고니, 재두루미, 민물가마우지, 저어새, 기러기, 오리, 갈매기 만나서 나누고 나눈 것을 또 나누며 정을 쌓는다 축제. 얼붙은 계절의 지친 혈관을 쪼아 팔을 치켜들고 파도가 그린 악보 위에서 합창을 하다가 낙조의 어깨에 불을 붙여 시를 굽는다 객석, 새보다 더 크게 홰를 치며 높이 날아오른다. 채석강에서 채석강에서 행전 박영환 낙조의 알몸을 감당하지 못해 바닷가 절벽 위에서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다 이 절벽들 역시 수천만 년 마음을 졸이며 가슴에 금을 그어 책이 되었다는데 그 젖은 사연 오죽하랴 낙조는 절벽 때문에 울었고 절벽은 낙조 때문에 견디기 힘들었을까 구겨진 파도 사이에서 웅크렸던 전설이 자꾸만 내몰면 또 한 권의 책을 만들겠지 오늘은 차라리 조심스럽게 눈을 내민 달빛이나 바라보며 이백의 풍류에 첨벙첨벙 뛰어들고 싶다. 이전 1 ··· 138 139 140 141 142 143 144 ··· 44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