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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 사랑 구절초 사랑 행전 박영환 나의 이름은 쑥부쟁이입니다. 내가 이렇게 사랑에 빠질 줄 나도 몰랐습니다. 우연히 임을 만나 사랑했지만 바람 같은 그대는 이미 가족이 있는 몸 이룰 수 없는 사랑인 줄 알고 있지만 구슬 쥔 손을 접기만 하면 그대는 오늘만 아는 사람이 되어 나의 곁을 떠나지 못합니다. 단단히 마음먹고 그대 가슴에 기대어 울었지만 끝내 손을 펴고 말았습니다. 떠나는 그대 발자국 소리 가슴을 두드리던 날 구름을 물고 휘어진 언덕길을 지나 임을 만났던 바위로 달려갔습니다. 글썽이는 노을이 먼저 알고 하늘을 물들였습니다. 잊으렵니다. 정말 잊으렵니다. 몸을 날렸지만 질긴 인연 어쩔 수 없어 떨어진 자리에 구절초가 되었습니다. 등을 타고 자란 그리움이 숲처럼 둘러서서 보랏빛 사연을 담은 편지를 쓰고 있습니..
불을 때며 불을 때며 행전 박영환 아궁이에 불이 잘 들어 갈 때는 청솔가지나 마른 솔가지나 마찬가지다. 훨훨 잘도 타고 굴뚝에 연기도 펑펑 솟아올라 방도 뜨끈뜨끈하다. 불이 잘 들어가지 않는 날은 불이 아궁이 밖으로 쏟아져 그을음과함께 매운 눈물만 흘리게 되고 방도 냉설이다. 고향집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데 오늘따라 불이 너무 들어가지 않는다. 부채질을 해도 그때뿐이고 이내 도로 불꽃이 날름거린다. 고래가 막힌 것 같다. 젊을 때는 무른 것도 단단한 것도 소화가 잘 되었는데 속이 더부룩하다. 늘 잘 탈 줄 안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안 탈 줄도 잘 몰랐다.
청도 소싸움 축제 청도 소싸움 축제 행전 박영환 청도 땅에 내로라하는 싸움꾼 소들이 어깨 쫙 펴고 뿔을 높이 세우고 눈을 부라리며 보무도 당당하게 입장했다 이름도 다양하다. 삼돌이, 깜쇠, 핵, 악발이, 역도산, 천하장사, 코끼리, 도깨비…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렸던가 얼마나 애써 갈고 닦았던가 주인님 명령만 내리소서 눈을 부라리고 모래 바닥 힘차게 긁어 날리며 머리를 맞대었다 이놈아 막아봐라, 밀치기다.” “나는 머리치기다” “내 목치기는 못 당할 걸” “웃기지 마라, 내 배치기는 천하일품이다” “뿔걸이, 뿔치기, 들치기, 연타는 와 말 안하노” 어느덧, 30분이 훌쩍 지났다. 등짝에 땀이 나고 코에 단내가 나니 들숨 날숨에 입언저리가 펄렁펄렁한다 잠시 목을 걸고 숨을 고르며 말한다. “니는 어디서 왔노?” “진주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