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소싸움 축제
행전 박영환
청도 땅에
내로라하는 싸움꾼 소들이
어깨 쫙 펴고 뿔을 높이 세우고
눈을 부라리며 보무도 당당하게 입장했다
이름도 다양하다.
삼돌이, 깜쇠, 핵, 악발이, 역도산, 천하장사, 코끼리, 도깨비…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렸던가
얼마나 애써 갈고 닦았던가
주인님 명령만 내리소서
눈을 부라리고
모래 바닥 힘차게 긁어 날리며
머리를 맞대었다
이놈아 막아봐라, 밀치기다.”
“나는 머리치기다”
“내 목치기는 못 당할 걸”
“웃기지 마라, 내 배치기는 천하일품이다”
“뿔걸이, 뿔치기, 들치기, 연타는 와 말 안하노”
어느덧, 30분이 훌쩍 지났다. 등짝에 땀이 나고
코에 단내가 나니 들숨 날숨에 입언저리가 펄렁펄렁한다
잠시 목을 걸고 숨을 고르며 말한다.
“니는 어디서 왔노?”
“진주서 왔다”
“나는 등 너머 창녕에서 왔는데 멀리서 왔네”
“나는 먼 것도 아니다, 일본이나 미국에서 온 녀석도 있다”
“청도 소싸움 유명하기는 유명구나, 한 번 이겨 볼끼라고 많이도 오고 멀리서도 왔네”
“그러니 이놈아 첩첩산중이다. 헛고생하지 말고 웬만하면 물러가거래이”
“천만에, 네놈이나 보따리 싸서 집에 가서 여물통에 머리나 처박아라”
“싸움도 시작하기 전 발을 빼서 포기하던 녀석 생각나제, 니도 그랬으면 머리 피칠이나 안했제 ”
“주인이 사정을 해도 똥부터 먼저 싸던 그 녀석 말이가, 천하에 황소로 태어나서 그게 무슨 짓이고, 싸움소 망신 다 시킨 녀석이지”
“그라마 체면치레로 잠깐 뿔을 받다가 도망간 녀석처럼 하든지”
“하이고 그 짜석 도망을 해놓고 괜히 억울한 체 씩씩거리며 뛰어다니는 꼴 못 봐주겠더라”
“실력이 딸리면 우짤끼고 도망가는 게 상책이다, 삼심육계 줄행랑은 손자병법에도 나와 있는기라”
“내 사전에는 그런 게 없데이, 니나 가거라”
“그라마 할 수 없이 니캉 나캉 모래판에 무덤을 만드는기다”
청군 홍군 주인들도 손에 땀을 쥔다.
한 녀석이 쓰러져야 싸움이 끝날 것 같다
청도골 모래판에 박수소리가 높다.
*청도 소싸움 축제는 문화관광부 지정 ‘한국의 10대 지역문화 관광축제’에 선정되어 명실상부한 우리나라의 대표적 지역축제로 인정받았다. 2008년, 2009년 ‘대한민국 대표 축제 전통문화 부문’에서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