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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쌓기 탑 쌓기 행전 박영환 요즈음 산에 오르면서 탑 하나를 만들고 있습니다 탑이라 하니 너무 거창하군요 돌무더기이지요 그래도 나는 그것을 탑이라고 생각하는데 거기에는 소망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건강하게 해 달라. 가족들도 아프지 않게 해 달라 등등 그런데 참 희한한 일은 숨이 날숨 들숨하면서 오르는 길에는 잊지 않고 돌을 정성스럽게 얹고 있는데 정작 가벼운 마음으로 내려 올 때는 탑을 쌓는 일을 잊어버릴 때가 많은 것입니다 아무래도 힘이 들어야 절실해지는 가 봅니다 내가 생각해도 간사한 심사인 것 같습니다 조금 전 숨을 헐떡일 때 그 간절한 소망을 약간 숨결이 가벼워졌다고 잊어버리니 말입니다.
나무는 나무는 행전 박영환 나무는 간절히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 산마다 빼곡히 자리를 잡아 하늘로 뻗는다 기슭에서부터 정상까지 아니면 바위 벼랑까지도 저마다 외치기 좋은 곳을 택해 잠시도 멈추지 않고 간절히 전하고 있는 것이다 할 말은 여럿이 모여 할 것이 있고 혼자 할 일도 있어 키가 같은 것도 있고 다른 것도 있다 잎이 넓은 것도 있고 좁은 것도 있다. 색깔도 다르다 이따금 바람소리가 대답인양 귀를 쫑긋하고 빗물에 소식이 오는가 입도 벌려 보며 펑펑 쏟아지는 눈까지도 품어 보지만 그건 바라는 대답이 아니었다. 나무는 새싹으로 미소를 보내고 푸른 잎으로 손짓을 하며 마침내 분신인 잎을 던져 사연을 보내지만 그건 그냥 눈물로 흘러내리는 낙엽이어라 때로는 속마음을 숨기고 푸른빛을 잃지않는 것도 있다 그러다가 때가..
깻단 깻단 행전 박영환 가을 마당 깻단을 보면 어릴 때, 동네 친구 철이의 엄마가 생각난다 깻단 털듯이 남편이 그렇게 두들겨 패도 오남매 자식을 위해 몸을 내어 맡기던 모습 초등학교 다니던 큰 아들 철이가 "어무요, 내 빼뿌이소, 뭐할라고 그래 사능기요" 주먹만한 눈물을 훔칠 때 철이 엄마 아들을 품에 안고 깻단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깨알이 멍석 위에 쏟아졌다 어머니의 눈물을 닮았다 참께는 참아라는 '참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