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행전 박영환
나무는 간절히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
산마다 빼곡히 자리를 잡아 하늘로 뻗는다
기슭에서부터 정상까지
아니면 바위 벼랑까지도 저마다 외치기 좋은 곳을 택해
잠시도 멈추지 않고 간절히 전하고 있는 것이다
할 말은 여럿이 모여 할 것이 있고 혼자 할 일도 있어
키가 같은 것도 있고 다른 것도 있다
잎이 넓은 것도 있고 좁은 것도 있다. 색깔도 다르다
이따금 바람소리가 대답인양 귀를 쫑긋하고
빗물에 소식이 오는가 입도 벌려 보며
펑펑 쏟아지는 눈까지도 품어 보지만
그건 바라는 대답이 아니었다.
나무는 새싹으로 미소를 보내고 푸른 잎으로 손짓을 하며
마침내 분신인 잎을 던져 사연을 보내지만 그건 그냥 눈물로 흘러내리는 낙엽이어라
때로는 속마음을 숨기고 푸른빛을 잃지않는 것도 있다
그러다가 때가 되면 고목이 된 친구들이 하나 둘 늘어가도
나무들은 또 대를 이어가며 멈추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다
나무의 할 말은 그 누구도 모른다
그들만이 알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