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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잡초 행전 박영환 잡초는 그야말로 잡초 같은 삶을 산다 아무도 사랑스럽게 바라보거나 반기는 이가 없지만 틈만 생기면 엉덩이 붙여 다리를 뻗는다 그러다 또 목이 잘리거나 뿌리가 뽑혀나가도 포기하지 않고 또 다른 기회를 준비한다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사는 그들인지라 곱게 보지 않고 베는데 분명 그들에게도 향기가 있다 그게 그들의 사는 이유인지 모르겠다.
두레박 소리 두레박 소리 행전 박영환 오랜만에 고향집 우물을 길어 올렸습니다 뚜껑을 오래 덮어두었는데도 묵묵히 지키고 있는 것이 고마웠습니다 시원한 물은 기다렸다는 듯 두레박줄을 타고 올라와 물통을 가득채웠습니다 밥 지을 물을 준비하던 어머니의 기침소리가 들려옵니다 쇠죽물을 끓이기 위해 우물에 머리를 박고 끙끙 앓던 내 작은 숨소리도 아직 지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맨날 남편에게 두들겨 맞아 눈두덩에 멍 자국이 가실 날 없던 뒷집 먹통 아지매의 구시렁거리는 소리도 들려오고 이고 있는 물동이 따라 올라간 안섶 속, 앞집 분이 누나의 살포시 내비치는 젖가슴도 그대로 보입니다 우물은 주인이라고 더 주지 않고 앞집이든 뒷집이든 그 누구라도 공평하게 나누어줍니다 욕심도 없습니다 물이 줄어지면 다시 채우지만 아등바등 끌어오는 일이..
그 놈의 열쇠가 무엇이기에 그 놈의 열쇠가 무엇이기에 행전 박영환 이 놈아 문을 열어라 이럴 수 있니 애원을 해도 자동차는 열쇠가 없다고 꿈쩍 않는다 내가 시켜놓고 내가 발을 굴린다 그 놈의 열쇠가 무엇인지 당신의 자물통은 입력이 괜찮게 되어 있는지 이웃이나 형제, 부모님께 문을 잘 열어주고 있는가 심지어 부부간에도 열쇠 탓을 하지 않는지 그 놈의 열쇠가 무엇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