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338) 썸네일형 리스트형 춘란 춘란 행전 박영환 산에 그냥 두면 제 혼자 잘 자라서 번식도 하고 꽃도 피우고 할 것인데 산삼이나 발견한 듯 집으로 가져오곤 괜히 몹쓸 짓을 한 것 같아 미안해한다 그래도 도로 가져다놓을 용기도 없으면서 실없는 속죄 같은 것, 그것도 양심을 파는 일 사람의 욕심이 어떻고 하면서 탓을 하고 딴에 원망도 하더니 이게 뭐야 니가 바로 그 사람인데. 속이 탄 당산나무 속이 탄 당산나무 행전 박영환 속이 반도 더 타버린 나무이기에 속이 속이 아니지만 오히려 소신공양을 하듯, 타면서 채운 힘으로 나이테 겹겹이 감으며 더 큰 속으로 마을을 묵묵히 지키고 있다 마을 사람들도 어찌 속이 탈 일이 없을까 마을의 수호신인 수 백 년 된 나무도 촛불 하나 이기지 못했는데 사람들 속이야 성냥개비 하나에도 쉽게 타지 않겠는가 태우기도 하고 타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삶 탄 것과 타지 않는 경계는 어디이며 사람들의 속은 얼마나 남았을까 속이 속이 아닌 일이 있을 때마다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 와서 속을 알린다 가슴을 활짝 열고 들어주는 것이 고마워 합장한 손이 자꾸 길어진다. *시작노트 이 나무는 경북 청도군 이서면 수야4리의 당산나무(느티나무)입니다. 마을 사람 중 누군가 기도를 드린다고 .. 골목에서 골목에서 박영환 골목은 미로처럼 헝클어져 허리를 펴지 못했다 루핑지붕으로 겨우 비를 가리고 합판으로 대충 벽을 만들었던 곳 그 집들의 어깨를 타고 터져 나온 수많은 소리와 소리들 그게 사람 사는 소리라 하지만 햇살은 아이들 구구단 소리처럼 잠시 왔다가 뒷전이고 시린 바람이 해소기침처럼 끈질기게 멱살을 잡고 물바가지를 퍼부었다 스스로 골목대장이라고 어깨에 힘을 주던 형철이는 아직도 이 골목에 살고 있는지 지금은 어른 골목대장이 되었을까 70년대 , 신학기를 맞아 아이들 집 가정 방문을 했다 얼른 보아 이집이 저 집 같고 저 집이 이집 같아 전혀 구별이 되지 않았다 선생님 요건 경수집이고요, 조쪽은 필호집이고요 그쪽은 영자집입니더 형철이가 코를 훌쩍거리며 신나게 안내했다 마지막 찾은 형철이집, 단칸방에 여덟.. 이전 1 ··· 98 99 100 101 102 103 104 ··· 44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