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338) 썸네일형 리스트형 단석산에서 단석산에서 행전 박영환 단석산 신선사 마애불상을 찾았다 수도를 하던 열일곱 살 김유신 장군은 잠시 자리를 비웠지만 따뜻한 온기는 아직도 남아있다 한 자루 신검에 몸과 마음을 묶어 단칼에 월생산 초승달 어둠을 햇살 환한 단석산으로 바꾼 장군의 자신감 가득한 함성이 들린다 그 동안 나를 끌어주는 난승難勝은 누구였고 나는 어떤 칼을 가지고 있었던가 얼마나 자신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여 돌을 내리쳤던가 과연 그 돌에 금이라도 갔던가 괜히 흠집만 만든 것이 아닌지 아직도 월생산을 맴돌며 초승달만 그리고 있는 것 같아 단석산을 오르는 것이 부끄럽다. *단석산은 화랑 김유신 장군이 수도를 하던 곳이다. 원래는 초승달이 돋는 월생산이었으나 장군이 칼로 돌을 내리쳐 갈라지면서 단석산이라 불렀다. 난승難勝은 장군에게 자신.. 고향집 당신은 고향집 당신은 행전 박영환 당신은 주춧돌을 놓으신 증조부님과 그 뜻을 정성스럽게 받든 할아버지, 아버지의 말씀과 발자국이 있는 넓은 품입니다 토담은 착해서 앞장서 바람을 막았고 도란도란 손을 꼬옥 잡은 안채와 사랑채는 정담을 나누다말고 그윽한 묵향에 취하기도 했습니다 배부른 나락두주, 밥 짓는 연기, 햇살에 반짝이는 장독대, 황소의 새김질 뛰고 또 뛰던 마당, 아이들이 목청을 자랑하는 사이 두레박도 지지 않고 우물의 시원한 노래를 쏴하고 풀어놓았습니다 비빌 언덕이요 쉼표이었던 당신은 언제나 그 자리에 지켜 서서 가려운 등을 보듬어 긁어주고 왜 그리 숨이 가쁘냐고 덥석 안아 달래주었습니다 날아가는 까마귀라도 술 한 잔 대접해야 마음이 편하고 동냥을 온 사람도 집에 들어서면 모두 귀한 손님이라 화알짝 대문을.. 상사화 상사화 행전 박영환 달빛 속에 소리 있어 문을 밀치고 내다보니 온 몸으로 쓴 분홍빛 연서 한 묶음 느리게 보내는 편지인지라 그토록 그리워하는 이는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지만 해마다 어김없이 보내는 깨물린 사연 애써 여린 다리 씩씩한 듯 뼈를 세워 눈썹까지 받들어 버겁게 숨을 내쉬는데 어쩌면 전설의 환영幻影을 보는 것 같아 아찔하다 금줄 그어놓은 인연의 처음과 끝은 어디인가 잎이 피면 꽃이 숨어버리고 꽃이 피면 잎은 이미 멀리 떠난 뒤다 피안과 차안 같은 이 언덕과 저 언덕을 본다 이 언덕 아래 저 언덕이 있고 저 언덕 위에 이 언덕이 있어도 서로는 거리를 몰라 울고 있을 뿐이다 악연일까, 운명일까 쫓고 좇는 숨바꼭질 형벌이 끝나면 그들의 줄다리기도 허무하게 마감하고 만다 내가 네가 될 수 없기에 나는 나.. 이전 1 ··· 85 86 87 88 89 90 91 ··· 44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