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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친구

고향집 당신은

고향집 당신은

 

 

                                             행전 박영환

 

 

당신은

주춧돌을 놓으신 증조부님과

그 뜻을 정성스럽게 받든

할아버지, 아버지의

말씀과 발자국이 있는 넓은 품입니다

 

토담은 착해서

앞장서 바람을 막았고

도란도란 손을 꼬옥 잡은 안채와 사랑채는

정담을 나누다말고 그윽한 묵향에 취하기도 했습니다

배부른 나락두주, 밥 짓는 연기, 햇살에 반짝이는 장독대, 황소의 새김질

뛰고 또 뛰던 마당, 아이들이 목청을 자랑하는 사이

두레박도 지지 않고

우물의 시원한 노래를 쏴하고 풀어놓았습니다

비빌 언덕이요 쉼표이었던 당신은

언제나 그 자리에 지켜 서서

가려운 등을 보듬어 긁어주고 왜 그리 숨이 가쁘냐고

덥석 안아 달래주었습니다

 

날아가는 까마귀라도 술 한 잔 대접해야 마음이 편하고

동냥을 온 사람도 집에 들어서면 모두 귀한 손님이라

화알짝 대문을 열고 디딜방아가 바쁘던 집

한 땀 한 땀 소중히 가꾸며 사시던 삶, 몸에 밴 근검절약이지만

남에게 아끼는 것은 아끼는 것이 아니고 자신에게 베푸는 것은 베푸는 것이 아니라는

내림으로 굳어진 다짐

가곡댁에서 봉전댁, 다시 위양댁으로

대를 이어 택호는 바뀌어도 그 마음 한결 같았습니다

 

고향집 당신은

오늘도

내 안 깊숙이 들어와

깨워서 일으켜주는

영원한 사랑이요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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