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336) 썸네일형 리스트형 이름을 얻은 돌(1) 이름을 얻은 돌(1) 몇 년 전에 작고하신 P 교장선생님이 다른 학교로 전근 가시면서 당신의 책상 위에 두고 보시던 풍란을 붙인 돌 하나를 주고 가셨다. 그것이 석부작에 대한 첫 인연이다. 그 돌은 학교 뒤편 승학산 돌이다. 이 산의 돌들이 아주 빼어난 석질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화산석으로 검은 바탕에 구멍이 송골송골한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었다. 수석감은 되지 못하지만 그 위에 풍란을 몇 점 붙여 놓으니 나름대로 운치는 있었다. 나는 잘 키우라는 고인의 유지를 생각하며 10여 년 이상 나름대로 정성을 다했다. 그 동안 꽃도 몇 번 감상하였다. 그리고 이 놈의 향기가 괜찮다고 생각할 때마다 석부작을 조금 더 늘일 생각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 마음은 가라앉곤 했다. 그런데 가덕도에 근무할 기회가.. 소싸움 소싸움 행전 박영환 우리가 어릴 때, 소싸움을 많이 붙였다. 소를 먹이던 아이들은, 공연히 자기네 소 자랑을 늘어 놓았다. '우리 소 뿔은 김유신 장군 칼이다.' '우리 소 목힘은 항우 장사도 못 당한다.' '우리 소 다리 는 한강 다리 저리 가라다.' 저마다 저네 소가 최고라고 입에 침이 말랐다. 자랑에 지치면, 끝내, 소싸움으로 결판을 내게 되어 있었다. 약속이나 한 듯이 저수지 뒤 공터에 모여 들었다. 고삐를 푸는 것으로 싸움의 시작이 된다. 황소란 놈은 좀 미련한 일면이 있었다. 보통 때는 순진한 큰 눈을 바보처럼 꿈벅이다가도, 일단 적의를 품은 상대를 만나게 되면 갑자기 두 눈이 충혈되어 분노를 끓이며 철천지 원수처럼 덤벼 들었다. 거센 숨을 몰아 쉬고 바람을 일으키며 치고 받고 할 때 우리도 .. 나는 울었다 나는 울었다 행전 박영환 “자취할 수 있제” 대구에 있는 중학교에 합격하여 들떠 있는 나에게 아버지가 던지신 말씀이었다. 할머니께서 펄쩍 뛰셨지만, 자취를 시켜야 한다는 아버지의 생각은 매우 확고하셨다. “…….” “처음에는 좀 어렵더라도 조금 지나면 몸에 붙게 될 끼다. 니는 니대로 고생을 한다고 생각을 하겠지만, 니는 그래도 다른 아이들에 비하면 호강인기라. 덕준이는 공장에 다니면서도 자취를 한다 카더라.” 하기야 비록 자취라 해도 대구에 있는 중학교를 다닐 수 있는 것만 해도 큰 영광이었다. 우리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대구로 진학한 학생은 두 사람뿐이었다. 시골 중학교에 다니는 학생도 그리 많지 않았고 대부분 부모님의 농사를 돕든지 아니면 도회지 공장이나 점방에 취직을 했다. 아무튼 자취생활을 .. 이전 1 ··· 393 394 395 396 397 398 399 ··· 44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