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 클리
행전 박영환
도요새가 갈대숲을 헤집으며
삶의 무늬를 만든다
늪은 약속의 땅
꿀과 젖이, 긴부리를 촉촉하게 적셔야 한다
대륙과 대양을 힘들게 건너 찾아온 그들의 간절한 소망이다
야윈 두 다리지만 몸을 맡길만 하여 고개숙인 입맞춤은 거룩한데
그들의 기도가 바람 속에 자꾸만 지워진다
클리클리
애원을 해도 꾹 다물고 있는 시린 늪
기껏해야 겨우 얻은 것은 여린 실지렁이
늘 배가 고프지만
클리 클리
힘을 다해 밝게 울어준다
또다른 계절이 목을 내밀면
구름 속에 몸을 맡긴다
나그네새
그대의 이름은 또 그렇게 바뀌고
파도에 쓸려가는 메아리
클리클리
* 클리 클리는 도요새가 우는 소리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