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있어
행전 박영환
아침에 눈을 뜨면 언제나
남산과 태봉산, 태양산이 기다린다
창을 열면 그들은
푸른 물이 뚝뚝 듣는 고을의 빛과 향이며
마을의 따스한 숨소리
산짐승과 풀잎들의 속삭임을 풀어놓는다
그들은
늘
어깨동무를 하거나 허리를 보듬으며
방에 있으면 방에 따라오고
들에 나가면 들에 따라와서
어머니가 되고 아버지가 되며
그리고 친구가 된다
그들이 있어 길섶에서 굴러 나온 돌도 두렵지 않다
돌들이 어기적거리고 있을 때
되레 번쩍 들어 든든한 징검다리를 만든다
깨우고 두드리는 산이 있어 행복한 나는
징검다리 위에서 하루를 포옹하며 노래를 부른다
메아리가 풍덩 풍덩 가슴에 뛰어든다
* 남산, 태봉산, 태양산은 고향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