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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친구

문구멍

 문구멍

 

    

 

                            행전 박영환 

 

 

 

고향집에 온 손자 녀석이

앙징스런 손가락으로 문구멍을 뚫고

눈망울을 들이대어 할애비에게 장난을 건다

제 어미가 깜짝 놀라 아이를 뜯어 말렸지만

그냥 두라고 했다

그저께 문종이를 새로 발라 탱글탱글

장구소리가 나던 문이지만

아깝지 않다

녀석의 손가락을 자그시 깨물었다

“할아버지” 

엄살을 떨며

손을 비트는 통에 구멍이 더 크게 났다

옛날에 할아버지도

나와 동생이 문을 뚫어도

꾸중하지 않고 좋아하셨다

문에 구멍이 나지않고  

생생한 집은 자손이 귀한 집이라고 하시며

껄껄 웃으셨다

그러고 보니

우리집 방문도 막내가 뚫은 이후

30여년 만에 처음 뚫린 것 같다

문구멍이 나서 기분 좋다

내친 김에 둘째, 셋째 줄줄이 달려와서

문종이를 완전히 찢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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