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나들이 (2015년 1월 10일 - 14일)
박 영 환
2015년 1월 10일(토)
김해 비행장에서 16시에 비행기를 타고 17시 경 인천공항에 도착, 가족들이 전부 모였다. 부모를 위해 아이들이 모처럼 기회를 만든 것이다. 아들 내외 사위 내외 손자 손녀 모두 11명. 3대가 전원 같이 여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각별한 의미가 있다. 19시 40분 출발, 12시가 지나 괌 비행장에 도착. 이곳 시간은 한 시간 더 가니 새벽 1시가 넘었다. 숙소인 pic 호텔에 도착하여 새벽 3시가 넘어 늦은 잠자리에 들었다.
2015년 1월 11일(일)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났다. 흐린 가운데 간간히 비를 뿌렸다. 그러나 바깥 전망은 좋았다. 야자수 그늘에 워트파크가 펼쳐져 있고 그 너머 푸른 바다의 조망이 시원했다.

생각보다 덥지 않았다. 27도 정도이니 봄날씨나 마찬가지였다. 식사를 하러 갔다. 우리는 번거롭게 밖에 나가지 않고 세끼를 전부 이곳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이곳은 식당이 다섯 곳 있다. 일반적인 뷔페, 일식뷔페, 양식 식당, 디너쇼 노천식당, 룸별 가족석 식당이 그것인데 이 중에 디너쇼 식당과 가족석 식당은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아침은 일반 뷔페식당에서 먹기로 했다. 수백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식당이었다. 외국인은 별로 보이지 않고 대부분 한국 사람들 같았다. 그리고 식당 풍경도 가족 단위로 앉은 사람들이 많았다. 부모님을 모시고 자녀들과 손자들이 오순도순 자리를 잡고 식사를 하는 것이었다.
다른 나라의 여행지는 친구, 동창, 계원 등이 관광을 목적으로 다니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곳은 가족들이 휴양을 하며 효도와 우애를 다지는데 중점을 두게 되니 여느 곳과 다른 분위기이다. 우리 가족의 이번 나들이도 아이들이 그렇게 하기로 장소를 정한 것 같다.
스마트폰에 나오는 시간이 영 맞지 않는다. 수시로 바뀌어 황당하다. 우리는 분명히 아침 7시가 된 것을 보고 식당에 들어왔는데 실제 시간은 9시경이었던 것 같다. 10시에 시내 관광을 하기로 가이드와 약속이 되어 있었는데, 뻘라 밥을 먹고 바쁘게 서둘렀다.
가이드가 가지고 온 차에 올랐다. 가이드의 부모님은 경북 포항이지만 자기는 여기 괌 출생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한국에 살다가 온 사람처럼 한국 말이 유창했다. 어릴 때 아버지가 초등학교 교과서를 가지고 교육을 시켰으며 집에서 한국말을 할뿐 아니라 한국에서 태어나 공부를 하다가 온 언니들이 있어 한국어를 쉽게 익혔으며 요즈음 가이드를 하면서 한국말이 더 늘었다고 한다.
괌은 서태평양 마리아나 제도에 위치한 미국 자치령이다. 15개 섬으로 이루어진 괌은 길이 48㎞, 폭 6∼14㎞의 양말 모양으로 생긴 길쭉한 섬이다. 수도는 하갓냐(Hagatna 또는 Agana), 총 면적이 546㎢로 우리나라 거제도와 비슷하다고 하니 그렇게 큰 섬은 아니다.
괌은 열대기후에 속하지만 낮 기온이 32℃ 이상이거나 밤 기온이 21℃ 이하인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한다. 1~6월은 건기, 7~12월은 우기라고 한다. 우리는 건기에 온 셈인데 날씨가 흐리고 비를 뿌리곤 한다.
"괌이 언제부터 미국령이 된 것 같아요?"
가이드가 갑자기 물었다. 잘 생각이 나지 않았다.
"모두들 2차 대전 이후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2차대전 이전에 이미 미국령이 되었습니다." 했다.
괌의 원주민은 차모로족이다. 1521년 마젤란이 세계일주 도중에 발견한 것을 계기로 서구에 알려졌다. 1565년 에스파냐의 장군이자 필리핀 총독을 지내던 레가스피(Miguel López de Legazpi, 1505~1572)가 괌의 스페인 영유를 선언한 이래 약 333년 동안 스페인의 통치를 받았다. 이후 스페인 전쟁을 거쳐 1898년에 미국은 스페인으로부터 통치권을 이양받았다. 1941년에는 일본군이 괌을 공격해 점령하는 통에 일본의 지배를 받은 적도 있으며 3년 뒤 미국이 재탈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인구는 약 16만명 정도가 되며 원주민인 차모르 족이 40% 정도, 그외 필리핀인이 많이 살고 백인,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 등이 있다. 한국인은 약 3500명 정도라고 한다. 언어는 영어, 차모로어, 필리핀어 등이 사용된다. 대부분 영어를 사용하지만 원주민들이 차모로어를 쓰기 때문에 일부 국립학교에서는 차모로어 교육을 따로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75% 이상이 천주교 신자이며, 개신교인들도 많다. 많은 숫자는 아니라도 불교 신자도 있다고 한다.
이곳 사람들은 오랫동안 스페인과 미국의 지배를 받아온 영향으로 성은 스페인 성이 많고, 이름은 미국식 이름이 많다고 한다.
가이드가 바다를 가리켰다.
"바다가 참 맑고 깨끗하지요?, 이곳은 공장이 없기에 저렇게 바다가 깨끗합니다."
정말 진한 초록빛 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물빛이 고왔다. 풍덩 뛰어들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알록팡 해변, 투몬 비치... 방파제 안과 밖이 확연히 다르다고 한다. 방파제 안은 깊지 않아 바다 스포츠를 즐기기 좋지만 방파제를 지나면 갑자기 낭떠러지를 만난 것처럼 매우 깊어 위험하다고 했다.
바닷가에 자유의 여신상이 있었다. 1950년 미국 보이스카우트가 창립 40주년이 되는 것을 기념하여 세운것이다. 크기는 뉴욕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 10분의 1 밖에 되지 않지만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우리도여기에서 기념 촬영을 했다.

가이드가 '하파데이(Hafa Adai)'란 원주민 말을 가르쳐주었다. - '반갑습니다'란 뜻이라고 했다. 그리고 엄지와 새끼손가락만 세우고 다른 손가락은 접은 상태의 모양을 보여주면서 이 동작은 '우리는 친구입니다. 당신을 믿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당신을 사랑합니다'란 뜻이라면서 원주민을 만나면 '하파데이 하면서 이 동작을 하게 되면 매우 좋아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하파데이를 외치며 손도 높이 든 상태에서 사진을 찍었다.

스페인광장에 갔다. 스페인 통치시절, 스페인 총독 관저가 있었던 곳이란다. 지금은 건물이 없고 약간의 흔적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한편 이곳 한 켠에 하가다 대 성당이 있었고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동상이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1981년 500년 넘게 천주교의 터전을 지켜온 이곳 괌을 교황께서 직접 방문한 기념으로 세운 것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고정으로 되어 있다가 교황이 한 곳만 축복을 준다고 불평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360도 회전을 하도록 했는데 근래에 다시 고장이 나서 한 곳으로 다시 고정이 되었다고 한다. 어찌 바라보는 곳만 축복이 있을 것인가.

이곳의 특산품인 코코넛을 파는 부부의 손길이 바빴다. 우리도 차례를 기다려 몇 덩이 사서 갈라먹었다. 달달한 맛에 시원했다.

'사랑의 절벽'에 도착했다. 옛날 한 추장의 딸이 같은 부족의 청년을 사랑하여 결혼을 약속했다. 그런데 미모가 빼어난 이 아가씨를 사랑하는 스페인 장교가 있었다. 그 군인은 온갖 감언이설로 처녀에게 접근을 했지만 말을 듣지 않자 마침내 강제로 결혼하려 했다. 이를 안 처녀는 집을 몰래나와 총각과함께 도망을 갔다. 그러나 이를 알고 급히 추격하는 장교에게 잡힐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두 사람은 머리카락을 서로 묶어 절벽에서 뛰어 내려 목숨을 끊었다. 그 이후 사람들은 이곳을 '사랑의 절벽'이라 부르게 되었다. 정말 애절한 사랑이다. 스페인 장교는 왜 그들의 순수한 사랑을 방해했을까. 사랑은 힘으로도 권력으로도 쟁취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했다. 그들의 순수한 사랑을 찬양하고 또 자신의 사랑을 다짐하는 쪽지들이 많이 걸려있다. 한글로 적힌 쪽지는 아마 한국 사람들이 썼을 것이다. 나도 한 장 적어보려다가 아이들도 있고 하니 주책이 될까봐 그만두었다. 사랑의 종을 사위와 며느리가 울리는 것을 보며 예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사랑의 절벽>
오후에 워트파크에 내려갔다.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은 8개 정도 있었다. 어린이 놀이터 형식으로 만든 풀, 메인 풀, 흰색 매트를 타고 내려오는 워터 슬라이드, 수중 농구, 수중 배구를 즐기는 게임 풀, 수영 연습을 하는 풀, 뱀, 악어, 거북이모형의 기구가 있는 가장 큰 수영장, 구명조끼를 입고 보트를 즐기는 라군 카약, 아쿠아 물 신, 마스크, 오리발 등 장비를 갖추어 수중 물고기를 볼 수 있는 곳 등.
제한된 공간에서 벗어나고 싶으면 바로 바다로 뛰어들어도 된다. 방파제 안쪽은 안전하고 또 수상안전요원이 지키고 있으니 카약이나 윈드 서핑, 또 뗏목 형태로 된 허빅이란 것을 타거나 바로 해수욕을 해도 된다.

<라군 카약을 즐기고 있다>
손자, 손녀들은 제 세상을 만난 것처럼 여기저기 바꾸어가며 물놀이를 즐겼다. 어제까지만 해도 추워서 옷을 껴입었는데 오늘은 훨훨 벗어던지게 된 것이 신기한 것 같았다.
우리 부부는 직접 물에 뛰어들지는 않고 아이들의 옷과 소지품을 지켜주며 사진을 찍어주는 것으로 대리 만족을 했다. 그래도 바닷가에서 발을 담그기도 하고 허빅과 라군 카약도 탔다. 허빅을 조종해주는 청년도 그저께 미국에서 여기를 왔다고 한다. 이 호텔이 체인으로 되어 있기에 이따금 교류를 하는 모양이다.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반가워했다. 한국을 아느냐고 물었더니 직접 찾은 적은 없지만 잘 알고 있다고 했다.
2015년 1월 12일(월)
어제보다 사람이 좀 적었다. 아무래도 월요일이라서 그런가 보다.
아이들은 역시 물놀이를 즐겼다.

오후에는 마트에 가서 아이들 장난감을 사주었다. 다른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특히 희준이 무척 좋아한다. 장난감을 사 주러 가는 길, 당장 유모차도 할아버지 보고 밀라 하고, 손도 잡자고 한다. 너무 속 보이게 변신하는 것을 보고도 밉지 않는 것이 할애비 마음인 것 같다.
저녁 디너 쇼를 보았다. 20여 명의 남녀 공연단이 번갈아 가며 원주민들의 전통무, 불춤 등을 보여주었다. 막판에는 관객들의 손을 잡고 올라가서 같이 어울리기도 했다. 손녀 경원이도 올라가서 춤을 추었다. 내성적인 아이라 못할 줄 알았는데 대견하다.

<공연단의 춤>

<불 춤>

<공연단원과 함께 - 손녀>
2015년 1월 13일(화)
날씨가 좋지 못하다. 하루 내내 찌부등한 날씨에 바람이 불고 비를 뿌렸다. 기온도 내려갔다.
혹시 감기라도 들세라 걱정을 했지만 아이들은 전혀 개의치 않고 풍덩풍덩 뛰어들었다. 중학교 2학년인 가영이는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기회라고 깔깔거리며 아주 좋아한다.
저녁에는 어제와 같이 예약을 하여 가족룸에서 식사를 했다. 이상하게 네 살 종훈이 생일 축하 노래를 흥얼거렸다. 마침 이 광경을 서빙하는 청년이 보았는데 생일이냐고 하기에 아무 생각없이 그렇다고 했는데 조금 있으니 5 명의 남녀 직원이 케익을 들고 룸에 들어와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었다. 덕분에 가짜 생일 잔치를 하며 한바탕 크게 웃었다.
이제 돌아가는 날, 짐을 꾸려놓고 기다리다가 밤 12시에 가이드를 만나 밤 비행기를 타기 위해 괌 비행장으로 갔다. 아이들은 곯아떨어졌다. 비행기에서귀가 아프다고 울지 않아야 할텐데...

사가지 전경

시가지 전경


<마트 안에 공을 굴려 종을 치는 기구>

청정 해역에서 낚시를 즐기는 태공


사위내외와 외손자(좌측), 우리 부부와 손녀(중간), 아들 내외와 손자(우측) - 문어발나무 앞에서

하가다 성당

스페인 광장

코코넛을 자르고 있다

스페인 광장의 대포

스페인 총독 관저가 있던 곳

이상하게 생긴 나무가 있어 한 컷 찍어보았습니다.

사랑의 절벽 앞에서

사랑의 서약 쪽지

사랑의 종을 울리다



라군 카약

어린이 놀이터

메인 풀

윈드 서핑풀

윈드 서핑풀의물놀이

수중 물고기들을 탐사하는 곳(스노클링)

썬베드에서 짐을지키고 있다

태니스장

워터 슬라이드 풀장

해변



허빅을 타는 모습

바다의 안전 요원

바닷가 작은 터널


게임이 끝난 뒤 메달을 수여하고 있다

수중 농구

바다를 배경으로

관광객과 공연단의 어울림

저녁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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