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지역 서원•재실 탐방(19)
문장과 기개가 높았던 두암 선생의 도림재(道林齋)
행전(杏田) 박영환(朴永桓)
청도향교 홍보장의. 청도문협 회장

<도림재>

<2020년 3월 25일, 청도신문>
청도군 이서면 각계 뒷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도림재(道林齋)를 찾았다.
이곳의 배향인물은 두암(竇巖) 이기옥(李璣玉, 1566- 1604) 선생이다. 본관이 전의(全義)이다. 아버지는 이득록(李得祿)이며 고려 태조를 도와서 관직이 삼중대광태사에 이른 이도(李棹)의 후예이다. 공의 조부 이흥지(李興智)가 소요당 박하담의 사위가 되면서 경기도 시흥에서 이서면 수야리에 정착하게 되었다.
두암은 한강 정구와 동강 김우옹에게서 사사하였고 문장과 학덕이 뛰어났다. 1586년(선조 19) 유생들의 학업 장려를 위해 실시한 도회시(都會試)에 선발되었으며 그 가운데 뛰어난 이를 다시 뽑아서 ‘독서여연단부(讀書如鍊丹賦)’란 어제를 내렸는데 서애 유성룡이 그가 지은 부(賦)를 보고 “참으로 문장과 기개가 있다”고 하고 서책을 하사한 일이 있을 정도였다. 특히 공은 창의일록(倡義日錄)의 기록자로도 유명한데 이는 임진왜란 때 의병장이었던 박경신의 장서기 소임을 맡아 1592년부터 2년간 의병 활동을 상세하게 기록한 것이다. 공의 숙부인 이득복(李得福) 역시 의병 창의를 하여 전투 중 순절하였기에 그 영향이 컸다. 또 공은 1593년 7월 5일 박경신의 심부름으로 화왕산에 주둔하고 있는 곽재우 장군에게 철환과 군기를 요청하는 편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1596년(선조 29) 학행으로 천거되어 공릉참봉(恭陵參奉)에 임명되었으며 정유재란 때는 친정소(親征疏)를 올려 왕이 직접 전지에 나가 불의의 왜적을 토벌하시라 소청하기도 하였다. 1598년(선조22), 정여립 모반 사건의 함정에 얽혀 종성에 유배되었으나 이듬해 풀려 집경전(集慶殿) 참봉(參奉)에 제수되었다. 그러나 부임하지 아니하고 당시 영남지방의 대학자인 장현광, 김부륜, 박성 등과 도의 교유를 맺고 학문을 연마하였는데 아깝게도 39세에 사망하였다. 그 때 공조판서 장석용은 “아! 공은 깊은 학문과 남다른 재주와 돈독한 행실과 굴하지 않는 지조를 가졌지만 불혹의 나이에도 이르지 못했다. 먼저 재능을 주었다가 뒤에 인색하게 빼앗아 갔으니 하늘의 이치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하고 탄식했다.
그 뒤 도내 선비들이 뜻을 모아 1827년(순조 27) 도림서원(道林書院)을 세워 배향하였으나 고종 5년 훼철되었다. 그 서원 자리가 이서면 수야리 마을 앞 숲 근처에 있었으나 현재는 그 숲도 없어지고 서원 터도 흔적이 없다. 1958년에 발간한 ‘도주지’에는 그 당시만 해도 주춧돌이 남아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래서 수야 숲을 ‘도림숲’이라고도 부른다. 재실은 1979년 서원 터가 바라보이는 건너편 각계마을에 세워졌다.
공은 2남 1녀를 두었는데 장남이 수헌(壽軒) 이중경(李重慶, 1599-1678)이다. 수헌은 오대에서 연시조인 오대어부가(梧臺漁父歌)를 지었으며 수야리 수헌정사(壽軒精舍)에서 1673년(현종 14) 75세에 청도 최초의 역사서인 ‘오산지(鰲山志)’를 편찬했다.
‘등불’이란 시제로 몇 줄 올렸다.
메마른 땅을 갈고 싶었다
문장으로 씨를 뿌리고 젊은 기개로 고운 싹에 북을 돋우고 있었다
그런데 뿌리를 내리기 전에 그 발걸음이 멈추고 말았다
잠시 하늘에 귀가 있는 지 의심을 한다
이제 우리들이 그가 가꾸던 땅에 등불을 걸고 호흡을 만들자.

<도림재기>
<수헌 이중경이 편찬한 '오산지">
<수헌 이중경이 거처했던 '오대'>

<청도문화 연구회 회원들이 오대에서 장인진 교수로부터 오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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