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지역 서원•재실 탐방(18)
학문과 효행의 귀감인 병재 선생의 명동서사(明洞書社)
행전(杏田) 박영환(朴永桓)
청도향교 홍보장의. 청도문협 회장


<2020년 3월 11일(수), 청도신문>
청도군 이서면 수야4리(귀일), 응봉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명동서사는 밀성박씨 병재공파 문중의 재사이다.
배향인물은 병재(甁齋) 박하징(朴河澄, 1483-1566) 선생이다. 충숙공 송은 박익의 현손이고 입청도 선조인 소고(嘯皐) 박건(朴乾)의 손자이다.
8세 때 ‘소학’을 해석했고 11세 때 시 짓기에 능숙하였고 그 뒤 경사(經史)를 비롯하여 제자백가(諸子百家), 주자가례를 섭렵하였다.
공은 학문이 이처럼 깊었으나 주변에 인척들이 사화(士禍)에 연루되던 때라 벼슬에 나가지 않았지만 어사 이시백(李時白)이 그 인품을 높이 사 적극 추천 하게 되어 1515년(중종 10), 통훈대부사간원(通訓大夫司諫院) 정언(正言) 직에 제수되어 입궐하게 되었다. 그러나 벼슬에 뜻이 없었던 그는 임금을 입대(入對)한 후 바로 사직서를 올리고 향리로 돌아와 오로지 성리학을 강론하며 저술과 학문 연마, 후진 교육에 힘썼다. 그는 영남 사림은 물론 충주, 기호사림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학자들과 교유했다. 청송 성수침, 탄수 이연경, 삼족당 김대유 등과 도의상교(道義相交)했으며 남명 조식과는 인성에 대한 문답설을, 퇴계 이황과는 사(辭)와 이(理)에 대한 형이상학적 문제를 논의하였다.
‘병재(甁齋)’란 호는 남명 조식이 지어준 것인데 이는 ‘입 지키기를 병 틀어 막듯이 한다’는 뜻이다. 공은 효심이 깊었다. 두 살 때 어머니가 병을 앓자 젖을 먹지 않고 피하므로 주위 사람들이 ‘젖먹이 효자’라고 했다. 공은 3형제 중 막내였지만 큰 형인 소요당과 작은 형인 성와공이 금천면 신지(섶마리)로 이사를 했을 때도 홀로 남아 부모님을 봉양했으며 모친에 이어 부친이 돌아가시자 6년간을 여막에서 보내고 줄곧 선산을 지켰다. 삼족당 김대유가 조문을 와서 남긴 시가 있고 주세붕이나 남명 등이 직접 상주가 거처하는 집인 여차(廬次)까지 와서 조문했다. 명동서사가 있는 ‘귀일(歸一)’ 마을은 공의 3형제 중 한 분만 돌아왔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84세 일기로 졸하였는데 살아서는 형조참판의 관직이 내려지고 사후에는 학덕을 포상하는 특전으로 호조판서에 증직되었다. 저서로는 ‘병재선생문집’ 4권 1책이 있다.
명동서사는 1858년(철종 9)에 창건되었으며 1862년(철종 13)에는 명동사의 서원 승격을 위해 안동 유림들이 도산통문(陶山通文)을 돌렸는데 1868년(고종 5) 흥선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이루지 못했다. 1910년에 이어 1971년에 크게 중수했으며 그 후에도 몇 차례 더 중수했다.
공은 개인적으로는 제 15대조 선조이기에 몇 편의 글을 지어올린 적이 있으나 ‘병재 선생’이란 시 중에서 몇 줄을 발췌하여 올려본다.
응봉산 푸른 기운이 명동을 풍성하게 하는 날
자손들이 엎드려 시제를 올립니다
500년이 흘러도 하늘빛이 그대로이듯
조상은 자손으로 향하고 자손은 조상의 맥을 느꺼워합니다
걸어오신 길, 올곧은 선비의 자취 그 뉘가 따르리오
아무나 갈 수 없는 길, 고매한 삶은 가슴 뜨거운 교훈이요 또 영원한 채찍입니다
바라옵건대 지금처럼 자손들 곁에 늘 같이 해주십시오.

<명동서사 전경>

<병재문집 및 목판>

호조판서 겸 오위 도총부 도총관에 증직하는 교지

<병재 선생 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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