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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친구

소 눈

 소 눈

 

 

 

                                                   박영환

 

 

 

 

소 눈이 과학실 실험대 위에 올라왔다
놀란 눈이다
어디에서 무엇을 보다가 여기까지 왔을까
자꾸만 그쪽으로 마음이 쏠리는데
중학교 2학년 아이들은 예리한 해부용 칼을 들이댄다
공막, 각막, 맥락막, 망막, 홍채, 모양체 걷어내고
수정체를 잘도 적출한다
마음 언짢아 칼을 대지 못할까 걱정했는데 다행이라고 말하자
지도하는 과학 선생님, 그저께 다른 반에서 우는 아이 두 명 있었다고 했다
그 말 들으며 그것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말았다
뜬금없이 무주 구천동의 어령탑이 왜 떠오르는지. 횟집에서 고기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탑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어쩔 수 없이 살생했으니 마음 풀어 달라고 위로하며 제사지내고 있다
과학실에도 그런 탑이 하나 있었으면
참 내가 생각해도 이상하다. 실험하라고 도장 꽉 찍어주고는
죽은 소 눈과 눈을 맞추지 못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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