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스티커 끊어 주게
행전 박영환
"이리 오세요" 무단으로 좌회전 하다가 걸렸다.
임자 만났구나. 몇 만원 날라가게 됐다.
연이 나무에 걸리듯 옴짝 달싹 못하고 경찰 앞에 다가가니
회심의 미소
잘못했으니 당할 수밖에
복이 없으면 이런 수도 있는 거지
한숨을 쉬었다.
동동거린다고 될 일도 아니지만
행길에 이런 몰골 보이니 체면이 말이 아니다.
마! 빨리 내이소, 면허증
양심 꾸개넣고 한 번 빌어봐, 이 때다
"나 모르시겠습니꺼? 선생님 제자 기욱입니더." "아! 기욱이로구나"
"누가 봅니더. 퍼떡 가이소."
"고마우이" 하면서 신나게 빠져나갔다.
한참 오다가 보니 그게 아닌 것 같다. 내가 늘 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한 말은 어찌 할꼬! 아이들에게 들려준 말들이 바윗돌이 되어 차 앞을 막아 선다. 차를 다시 돌렸다.
"기욱이 고맙기는 하지만 나 스티커 끊어 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