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지역 서원•재실•고택 탐방(164)
원장(元章), 하장(夏章), 이장(利章), 정장(貞章) 네 분 형제의 뜻을 받들어 이어가는 도남재(道南齋)
행전(杏田) 박영환(朴永桓)
前 청도문인협회장, 前 교장
청도군 이서면 대곡2리 가곡마을에 자리잡고 있는 도남재(道南齋)를 찾았다. 이곳의 배향 인물은 박원장(朴元章, 1602∼1652), 박하장(朴夏章, 1604∼1657), 박이장(朴利章, 1607∼1688), 박정장(朴貞章, 1609∼1671) 4형제 분이다. 공들의 본관은 밀성(密城)이며 타고난 효심으로 부모를 섬기며 형제간의 지극한 우애와 화목으로 자질(子姪)을 가르쳐 유림들 중에 칭송하고 따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밀직부사공파 청도 입향조인 두촌 양무(杜村 揚茂)가 공들의 8대조이고 조선 성종 때 순천(順天) 교수(敎授)에 제수되었던 호재 맹문(湖齋 孟文)이 고조부이며 사마시에 합격하여 성균관에 진출하였으나 벼슬길을 포기하고 낙향하여 후진을 양성한 농암 란(聾巖 鸞)이 증조부이고 아버지는 호조좌랑(戶曹佐郞)을 지낸 모와 상(慕窩 詳)인데 그는 임진왜란 중 어버이를 위해 쌀을 구하러 호남에 갔다가 돌아오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자 부인 약목 유씨(若木 柳氏)가 시어머니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낮 동안에는 산에 업고 가서 숨고 밤에는 집으로 모시고 돌아오기를 거듭하여 전란을 피하곤 했는데 그러던 중 시어머니가 병을 얻어 돌아가시자 벽에 큰 글씨로 망일(亡日)을 적어두고 빈소에서 같이 죽었다. 그 사실이 알려져 관에서 포상하게 되었고 그 내용이 군지(郡誌)에 실려 있다.
임진왜란 뒤 4형제는 가곡(可谷) 마을에 터를 잡았고 작고한 뒤 묘소도 근처에 모셨다. 도남재는 도주(청도의 옛지명)의 자양산(紫陽山) 남쪽에 있는 재실이란 뜻이다. 1860년대에 네 분의 묘소 아래 집 한 채를 지어 공들을 위한 재실로 삼고 자손들이 공부하는 장소로도 활용했는데 세월이 오래되어 풍우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짐에 따라 1960년에 마을 곁으로 옮겨 팔작지붕 정면 5칸으로 다시 지었다. 그 뒤 10세손 상규(祥奎)가 이곳에 문화학교를 설치하여 다년간 향인 교육에 이바지 한 바가 있다.
1962년 김황(金榥)은 ‘도남재기’를 근찬하면서 “박씨(朴氏)가 청도에 거주하면서 대대로 문벌 가문이었는데 이제 그 후손이 번창하여 백여 호가 넘었고, 엄연히 한 마을을 이루어 의관을 갖춘 선비들의 행렬이 고을에서 손꼽힐 정도가 되었다. 경전에 이르기를 ‘예(禮)는 사치스럽기보다는 차라리 검소해야 한다’고 했으니, 이는 바탕을 굳건히 지켜 숭상함을 말한다. 나는 박씨 문중이 이 재실을 통해 무엇을 힘써야 할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후손 지환(志煥)이 종인(宗人)인 원규(元圭) 편으로 편지로 나에게 부탁하기에 이 글을 남긴다.” 했다.
후손 상곤은 재실 건립 축하 운에 “대대로 경영해 오던 일을 이제야 비로소 이루니, 시내와 산이 어우러진 이곳 한 구역이 밝게 드러나네, 규모는 예전보다 마땅히 조금 더 커졌다. 이 집을 지은 뒤로 가문의 운이 열릴 것이니, 여러 후손들이여 가문의 명성을 떨어뜨리지 마라”했으며 후손 용순(龍淳) 역시 네 분 공(公)의 덕망은 천년의 세월에도 쇠하지 않고 밝게 빛나는구나, 등불 아래 모여 배움을 닦고 문중의 후손들이 가깝게 모이니 화목한 즐거움이 가득하다. 조상의 묘역을 지키며 선조의 가르침을 이어가니 가문의 명성은 예전보다 더욱 높아지리라” 했다.
후손 중 희주는 그린피스 회장이며 상순은 경동산업 대표이고 석훈은 변호사이며 상준은 법학박사이다. 이날 후손 상근(전 대곡2리 경로회장), 영종, 해성(대곡 2리 이장)씨가 족보 등 문중의 자료를 기반으로 설명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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