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지역 서원•재실•고택 탐방(157)
주자(朱子)의 학풍을 이은 충의(忠義) 가문 허순(許詢) 선생의 한천재(寒泉齋)
행전(杏田) 박영환(朴永桓)
前 청도문인협회장, 前 교장
청도군 풍각면 안산리(安山里) 정해 마을에 자리 잡고 있는 한천재(寒泉齋)를 찾았다. 이곳의 배향 인물은 한천 허순(寒泉 許詢, 1634∼1685) 선생이다. 공의 본관은 김해(金海)이며 학문과 덕행이 높아 유림에 따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공은 고려 삼중대광(三重大匡)으로 가락군(駕洛君)에 봉군되었던 시조 염(琰)의 15세손이다. 증조부 승립(承立)은 임진왜란 때 창의하여 큰 공을 세웠고 할아버지 용로(龍老)는 통정대부(通政大夫) 첨지중추부사(僉知中樞府事)를 지냈다.
아버지 득량(得良)은 김상용(金尙容)·김상헌(金尙憲)의 문인이며 광해군 12년에는 무과에도 급제했다. 인조 2년 이괄(李适)의 난이 일어났을 때 진압한 공을 세워 진무공신에 녹훈되었고, 병자호란이 발발했을 때 광주(廣州) 쌍령 전투에서 적을 토벌하다 순절하였다. 자헌대부(資憲大夫) 병조판서(兵曹判書)에 추증되었으며 와룡산 아래 선원리(현 대구광역시 달서구 용산동) 용강서원(龍岡書院)에 배향되고 있다.
한천공의 9세손을 중심으로 창건한 한천재는 팔작지붕 목조와가 전면 3칸이다. 1924년(甲子) 한천재기를 쓴 종10세손 노학(魯學)은 노욱(魯煜), 노원(魯源), 노현(魯炫)의 청에 의해 쓴 기문에 “한천(寒泉)은 옛날 주부자(朱夫子)인 주희께서 도(道)를 강론하던 곳을 이르는 이름인데, 공께서 일찍이 이 호를 취하여 그 뜻을 이어받았다. 후손들도 마땅히 그 근간인 이륜(彛倫)과 효도 우애의 도리를 지켜야 할 것이다. 대저 ‘샘’이란 물의 근원이다. 그 흐름은 밤낮으로 쉬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 마침내 바다에 이른다. 진실로 학문을 닦는 차례도 이와 같고 집안이 흥하고 문중이 융성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다. ‘한천’으로 재실 이름을 짓고 마을 이름이 ‘정해(井海)’이니 어찌 우연이랴” 했다.
9세손 류(瑠)는 창건 축하 운(韻)에 “한천공 이래 여러 차례 거처를 옮기다가, 4,5대를 거쳐서야 비로소 이곳에 정착하였다. 선대의 유업을 생각하며 자식을 가르치고 손님을 접대하며 훗날까지 길이 닦고 지켜지길 바란다.”고 했으며 역시 9세손인 백(栢)은 “여러 대에 걸쳐 힘써 지은 집이다. 여기에서 마땅히 시서(詩書)를 가까이 하고 가학(家學)을 이어가자.“고 했다.
이러한 선대의 뜻을 이어받은 후손들 중에는 각계 각층에서 귀감이 되는 인물이 많이 배출되었는데 특히 동리 입구에 세워진 ‘김해 허공 재량 효행수 기적비(金海許公在亮孝行樹記蹟碑)‘가 이를 말해준다. 이판식(李判埴)이 쓴 비문 내용을 풀어서 발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김해 허씨 만채(萬采) 공의 장자 재량은 평소에 효심이 남달라 16세인 1943년에 어머니 죽산박씨께서 병을 얻어 몸져누웠을 때 불철주야 시탕(侍湯) 침식 기거 및 모든 시중을 3년여에 걸쳐 심혈을 다하였음은 옛날 효자 왕상(王祥)과 맹종(孟宗) 등에 버금되리라. 이에 감동한 본동 배효예(裵孝藝), 배동석(裵東錫), 구경봉(具景鳳), 배기환(裵琪煥) 김해득(金海得) 등을 중심한 유지 일동께서 괴목(槐木) 세 그루를 심어 효자정(孝子亭)이라 하고 그간 오가는 사람들의 휴식처로 삼은 것이 50여 년의 세월이 흘렀도다. 이에 돌비에 새겨 그 내력을 알리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1997년 11월.” 추진위원은 배영호, 조현태, 구본준, 정근호, 김영돌, 박순규, 정형석이다.
재량은 한천공의 12세손으로 초등학교 교사로 봉직하다가 작고했으며 아들 대성(大成)은 육군 대령으로 예편했다.
이날 후손인 만화(萬和, 문중 문장), 만호(萬戶, 문중 대표)씨가 문중의 족보등 자료를 기반으로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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