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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지역 서원 재실 탐방

청도지역 서원•재실•고택 탐방(156)남산 ‘바위 글씨 길’의 풍류가 서려있는 봉림정(鳳臨亭)

봉림정
청도신문(2025년 12월 24일)

청도지역 서원재실고택 탐방(156)

남산 바위 글씨 길의 풍류가 서려있는 봉림정(鳳臨亭)

 

행전(杏田) 박영환(朴永桓)

 청도문인협회장,  교장

 

  남산계곡에 산수정과 봉림정 2개의 정자가 있다. 최익주(崔翼周)가 창건한 산수정(山水亭) 탐방 글은 32회에 이미 올렸고 이번에는 봉림정을 소개한다. 봉림정은 근래에 지은 정자이다.

  일반적으로 이곳을 남산이라고 하지만 원래 이름은 화산(華山)이다. 이를 말해주듯 산의 들머리에 華山洞門이란 글자가 바위에 새겨져 있다. 이는 화산골짜기로 통하는 문이란 뜻이다. 화산이란 이름은 중국 서안에 있는 화산을 따온 것 같다. 그 산은 도교의 본산이 있는 곳이고 지금도 화산에 있는 사원의 대부분은 도교 사원이다. 그래서 그런지 여기 화산 계곡도 신선과 관련된 듯한 글들이 바위에 많이 새겨져 있다.

  근래에 청도군청에서 남산에 올라오는 길을 확장하고 남산계곡 바위 글씨길로 명명하면서 표지판에 다음과 같은 설명을 붙였다. “청도는 예로부터 산자수명(山紫水明)의 고장으로 주산인 화악산 자락에 위치한 남산 계곡은 울창한 수림 사이에 맑은 물이 흐르고 곳곳에 기암괴석들이 어우러져 그 이름이 높았습니다. 선계에 온 듯한 이곳의 바위에는 청도의 옛 사람들이 남긴 글씨가 곳곳에 새겨 있습니다.”

    바위에는 그 형상을 알려주는 이름들이 명명되어 있고 어떤 바위에는 유림들의 풍류가 넘치는 시편들이 새겨져 있어 정취를 더한층 높이고 있다. 그 시들 중 몇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하늘의 구름이 맑은 물에 비치어 마치 수를 놓은 모습과 같다는 운금천(雲錦川)’에 새긴 시이다.

對酒時山色 술과 마주하니 산빛이 곱고/ 吟詩處水聲 시를 읊던 곳 물소리 들리네/ 水聲山色裡 물소리 산빛 어우러진 곳에서/ 題我永思情 길이 사모하는 마음을 읊어 보네 (金學鍊)

  다음은 취암(醉巖)애 새겨진 시이다. 도광(道光) 18년이라고 연대를 밝혔으니 조선 헌종 4, 1838년에 새긴 것으로 약 187년 전 작품이다. 취암이란 일취(一醉), 도필락(都必洛)의 호를 따서 새긴 것이다. 이관용에 의하면 일취옹 도필락이 문주회(文酒會)를 열고 이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술잔을 띄워놓고 우정을 나누며 시를 읊었는데 일취의 아들인 우엽(宇曄)이 아버지를 사모하는 정이 남달리 깊어 돌에다 시를 새겼다고 한다.

  醉臥溪邊石 취하여 시냇가 돌에 누워/ 夢中廳水聲 꿈결인 듯 물소리 듣노라/ 亂沫浮花去 물보라 휘날리는 속 꽃잎이 떠가는데/ 昇沈亦世情 일어났다 가라앉는 것 또한 세상의 정일세

  김만응, 김중여, 이관용, 이기환 등의 시도 있다.

  봉화취암(奉和醉巖)에는 4수의 시가 새겨져 있는데 그 중에 도필락의 아들 우엽의 시를 소개한다.

醉流千百曲 취암 아래 흐르는 백 천 구비 물결/ 林鳥雨三聲 숲의 새소리 빗소리와 어우려졌네/ 盡日遲遲坐 온 종일 느긋하게 앉아 있노라니/ 巖高感慕情 높은 바위 우러르며 경외의 정을 느끼네

  도종진, 하두은, 김극철, 김윤하의 시도 있다. 아무튼 이 취암을 중심으로 위 아래 네 개의 바위에 총 11수의 한시가 새겨져 있다.

 

선비들이 모여 시를 짓던 곳
청도문화 지킴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