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지역 서원•재실•고택 탐방(154)
달처럼 시냇물처럼 영원히 길을 잃지 말자는 박진재(朴振載) 선생의 월천재(月川齋)
행전(杏田) 박영환(朴永桓)
前 청도문인협회장, 前 교장
청도군 각북면 덕촌1리에 자리 잡고 있는 월천재(月川齋)를 찾았다. 이곳의 배향 인물은 박진재(朴振載, 1670∼1730) 선생이다.
공은 밀성 박씨 행산공파 13세손이다. 행산 세균(杏山 世均)은 고려조에 평장사(平章事)로 대제학(大提學)을 지냈으며 밀성부원군(密城府院君)에 봉군되었다. 10대조는 돈와 시예(遯窩 時乂)이다. 그는 단종이 세조에게 선위할 때 청송부사(靑松府使) 벼슬을 버리고 밀양 고야산(현 단장면 고례리)에 숨어 살았다. 7대조는 칠원현감(漆原縣監) 채지당 구원(採芝堂 龜元)이며 증조부는 통정대부(通政大夫) 훈련원봉사(訓鍊院奉事)이었던 양재 이문(讓齋 而文)이다. 조부는 선무랑 예빈시별좌(宣務郎 禮賓寺別坐)였던 종인(宗仁)이고 아버지는 3년간 시묘를 했던 긍재 상협(兢齋 尙協)이다.
후손 중 정재 정신(靜齋 廷臣)은 통정대부(通政大夫) 첨지중추부사(僉知中樞府事)였으며 벽파 재갑(碧波 在甲)은 효심과 행실이 돈독하며 조심재(曺深齋)와 이입암(李立庵)의 문하에 유학했다. 만강 재용(晩岡 在瑢)은 뛰어난 문학적 소양으로 사림에서 추앙받았으며 한말의 대학자 소눌 노상직, 경산 최시술 등 명사들과 교유했다.
월천재는 1917년에 재용(在瑢), 유원(有元), 재우(在祐) 등 여러 종원들이 창건하였으나 세월의 흐름에 노후하여 2003년 태풍 매미 때 무너지고 말았다. 그 뒤 2015년에 결성된 중건 추위원회(위원장 복로, 총무 재곤)를 중심으로 전 종원들이 힘을 합처 2017년, 정면 4칸 굳건한 팔작집으로 준공하게 되었다. 특히 이 재실은 종원들이 언제나 묵어갈 수 있도록 내부를 꾸미고 누마루를 달아내어 관송정(觀松亭)이라 현액한 것이 여느 재실과 다른 특징이다.
또 이곳 대청마루 벽에는 재용의 청에 의해 1918년엔 최시술(崔蓍述), 1921년은 노상직(盧相稷)이 각각 지은 월천재 두 기문이 걸려 있다. 먼저 최시술은 재기에 “주인옹(재용을 말함)께서 ‘월천’이라 명명하신 것이 아주 훌륭합니다. ‘월천’은 깨끗하고 새로워서 사물에 매이지 않고 사려가 깃들어 있으니, 자손은 조상에 대해 달이 빛을 발하듯 하고 조상은 자손에 대해 시냇물에 근원이 있듯 하라는 말씀이군요.” 했다.
노상직은 “달이 찼다가 기우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그러나 넓은 우주에 퍼져 다함이 없는 그 빛이다. 달이 이지러진다고 하여 이를 작게 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냇물이 크고 가는 것이 다르지만 끝내는 바다에 이르는 것은 그들이 밤낮으로 흐르는 것을 멈추지 않는 덕분이다. 박씨 집안의 달은 지금 막 생겼고 박씨 집안의 냇물은 지금 막 요동치기 시작했다.”고 했다.
재용은 월천재 원운에서 “작은 시내 서쪽에 우뚝하게 새로 지으니 구름같은 숲과 온 골짜기가 처마와 나란히 들어오네/(중략) 지명에서 이름 취하여 문미 끝에 걸어두었으니 달처럼 시냇물처럼 영원히 길을 잃지 말지어다” 읊었다.
재실 정문 앞에 세운 월천재 중건기(후손 국로가 짓고 재곤이 쓰다)에는 ”취경산 양지 덕촌마을은 우리 선조님이 터 잡으신 삼백년 세거지로다. 문중 재실이 무너져 깊이 애통하고 두려움이 컸는데 창건 백 년 되는 해에 새로 중건했으니 후예들은 종족 강론의 장소로 삼아 조종이 세운 미덕을 잊지 말고 오래도록 전하자“고 했다. 현재 후대들은 한마음 한뜻이 되어 이를 잘 지키고 있다.
이날 복로(문중 회장)는 문중 족보 등 자료를, 재곤(문중 총무)는 자신의 시화집 ‘구름이 산을 넘듯’을 펼쳐놓고 문중의 내력을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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