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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친구

물은 물이 되어

물은 물이 되어

 

행전 박영환

 

한 번도 왔던 길을 되돌아가지 못한다

제대로 된 모양을 그려본 적이 없어

어떻게 생긴 줄도 모르고

아래로 아래로

온몸으로 울고 웃으며 흘러간다

벽을 만나서 무너질 때도 있지만

서로는 서로를 부르며

손을 잡고 합창을 한다

만나고 헤어지는 삶

밀고 밀리는 삶

낭떠러지를 만나면

무릎을 세워

보란 듯이 더 힘차게 뛰어내린다

색깔이 없는 그들은

계절의 옷을 빌려입고

바람이 되고 꽃이 된다

가야할 그곳을 향해 잠을 잊고

어제의 그들이 한 것처럼

오늘의 그들도

웅크린 고요를 헤치고

멈출 수 없는 그 길을

걷듯이 뛰고 뛰듯이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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