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행전 박영환
그들은 자기들이
이땅의 주인이라고 말한 적이 없지만
어느 날 보면 이미
안방을 차지하고 있다
그들은 한 번도 자기들이
지구의 살갗이라고 말한 적이 없지만
늘 벗겨진 맨살을 감싸며 입김을 불어 넣고 있다
지치지 않는 생명들
그들이 가는 길에는 거친 흙도
바위도 막아서지 못한다
휘어진 아픔 속에서도
그들의 노래는 존재의 환희를 말한다
베고 밟는다 해도
오히려 향기로 대답하는
무서운 속내로
한 떼의 무리가 쫓겨나면
또 한 떼의 무리가 빈 공간에 스며들어
꼿꼿한 등뼈를 세운다
그들의 간절한 삶이 있었기에
저 황무지를 감당했다
찬란한 전사들이다
괜히 주인 자리를 빼앗겼다고
통분하지 말고 다독여 같이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