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도지역 서원•재실•고택 탐방(64)
사이당(四而堂) 장덕윤(蔣德潤) 선생이 시를 짓고 학문을 닦던 선월정(先月亭)
행전(杏田) 박영환(朴永桓)
청도문화연구회 회원. 前 교장
청도군 청도읍 사촌 2리 장촌마을에 위치한 선월정(先月亭)을 찾았다. 이곳은 사이당(四而堂) 장덕윤(蔣德潤) 선생이 시를 짓고 학문을 닦던 곳이다.
사이당의 본관은 아산(牙山)이며 가선대부(嘉善大夫) 중추부사(中樞副使)를 지냈다. 원래 경남 밀양군 부북면 대항리(한목) 출생이지만 이곳 아름다운 경치에 취해 옮겨와 새터를 마련했다.
공은 금자광록대부 신경위 대장군(金紫光祿大夫神慶衛大將軍) 장서(蔣壻)의 후예이며 고조부는 통정대부(通政大夫) 수문장(守門將) 호종공신(扈從功臣)인 장언기(蔣彦起)인데 그는 효심이 지극하여 시묘 3년을 하는 동안 산신령이 호위하였고 그가 별세하자 묘터도 잡아주었다고 한다.
선월정은 암반 위에 2단으로 석축을 쌓아 지은 동향집인데 규모는 정면 3칸, 측면 2칸이다. 마루 벽에는 사이당이 직접 쓴 ‘선월정원운(先月亭原韻)과 ‘선월정기(先月亭記)’, 부사(府使) 조언신(趙彦臣) 등이 쓴 ‘근차선월정운(謹次先月亭韻)’ 등 여러 시문(詩文)이 걸려 있다.
정자 밑 절벽 아래에 동창천 물줄기가 흘러와 조성된 ‘와연(臥淵)’이란 연못이 있다. 지금은 동창천이 약간 떨어져 있지만 옛날에는 그 물줄기가 정자를 휘감아 흘러갔음을 알 수 있다. 아무튼 물빛이 고운 ‘와연’을 바라보노라면 흡사 처마 끝에서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으며 ‘와연’의 병풍이 된 절벽 위에는 사철 진귀한 꽃들의 향기가 그윽하다. 또한 정자 주변 울창한 소나무 숲에는 학(鶴)들이 신선을 마중하며 노니는 것과 같고 뒷산에 웅장하게 자리 잡고 있는 바위는 보는 모양에 따라 부처님의 모습 같기도 때로는 범이 누워있는 형상이기도 하니 그 또한 예사롭지 않다.
또한 이곳은 임진왜란 당시에 조방장(助防將) 정희현(鄭希賢)이 군사를 이끌고 주둔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 정자는 1890년(고종 27)에 창건했으며 그 이후 1941년에 중건했고, 2001년에는 일본에 사는 8세손 故 장성달(蔣聖達)의 부인 이경란(李慶蘭)이 축대를 새로 쌓고 건물도 대대적으로 수리했다. 대문 앞에 이경란의 공덕비가 있다.
선월정(先月亭) 10경(景)에 취했던 사이당을 생각하며 ‘만취 滿醉’란 시제로 글을 올렸다
달빛에 취하기 좋은 봄밤입니다
선월정 주인 사이당四而堂은 이맘때쯤이면 어떻게 취했을까
처마 끝 거울인 와연臥淵이 받들어 올리고
소나무 숲 백학이 물어온 선율에 술잔이 뚜벅뚜벅 걸어오면
오례산성 바위는 범으로 다가오다가 부처로 눕는다
아희야 횃불을 들어라, 고기떼가 몰려온다
푸른 대나무 소매 끝에 쌓이는 절의
지게 위에 풍년을 담은 나무꾼 노랫소리
매화꽃 잔등에 깜박이는 등잔 불빛
느티나무 숲을 돌고 오동나무 숲길 따라 도롱이에 삿갓 쓴 농부
백구야, 너는 이미 가을바람을 준비하는가
아니로다, 아직은 볼이 아름다운 복사꽃
봄밤이 바쁘다
취하여 꽃을 그리면 꽃도 취하듯이 취하여 달을 노래하면 달도 취할까
선월정은 지금 만취, 두리기둥이 붓이라
쏟아지는 시흥詩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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