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조령 고갯길
행전 박영환
팔조령 고갯길은
굽이굽이 소리가 쌓이는 길이다
길손들의 발자국 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산짐승 소리
거기에 꽃 소리 구름 소리
오늘은 어떻게 넘나, 미워서 쳐다보던 한숨소리
오르다가 쉬어 가고 쉬었다가 오르던
턱에 닿던 거친 숨소리
“정말 혼자 지고 갈 수 있겠나, 조심해라. 가는 길로 쉬는 것부터 먼저 먹고”
“나도 인제 중학생인데 걱정 마이소, 집에 퍼떡 가이소”
딴에는 아들의 큰 소리
이십 리 고개 밑까지 이고 온 쌀자루와 반찬을 내려놓고
그래도 마음을 놓지 못해 걱정을 하던 어머니의 애잔한 목소리
고개 위 산신각
온전치 못한 아들을 제발 굽어 살펴달라고
애절하게 빌고 빌던 기도소리
“오냐, 오냐 들어 줄게”
그 소리 듣고 싶어
선홍빛 눈물 퍼붓는 무릎 닳는 소리
자기 가슴 한 번 치고 아들 가슴 한 번 치던 소리
“버스비로 과자 사 먹고 걸어가자”
고종 사촌 동배의 사탕소리
끝나기도 전에 좋다 해놓고
대구길 황톳길, 소달구지 따라 걷던 길
입에 사탕 녹는 소리, 돌부리 차는 발의 비명소리
소리가 소리를 업어주며
이야기 소리를 만들어주던
팔조령 팔 고개, 추억의 그 소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