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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친구

운문댐 망향정에서

운문댐 망향정에서

 

                               행전 박영환

 

그리움을 지울 수 있는 것은 만남이다

고향을 용왕에게 바친 사람들은

그 소망을 이룰 수 없는 영원한 실향민이다

 

등짝을 때리는 소나기 소리

폭우였다. 계곡을 가득 채운 물 그리고 물

새로운 풍경을 만들었다

농업용수로 식수로 생명의 물이 되어 출렁인다

그저 그뿐

낯설기만 한 평화가 밀려왔고

그 평화 아래 낯익은 평화가 허우적거리는 것을 아는 사람은

없다

 

수몰민들은

밤마다 노를 젓는다

좀더 가까이, 그래 여기야 다 왔어

깨어나면 다시 물과 물

하릴없이 소쩍새만 울게 했다

 

망향정 뜨락에 새겨져 굳어 있는 이름들

우리가 왜 여기 왔소

정자에 사진으로 걸린 마을과 마을

우리는 왜 여기 왔소

아픔을 애써 지우다 말고 낙조도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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