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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친구

검은 보석

  검은 보석

             - 태백 석탄 박물관에서

 

 

 

                                           행전 박영환

 

 

 

검은 보석인 석탄

그대를 만난다니 괜히 가슴이 뛴다

오래 전에 그대 모습처럼 까맣게 잊은 줄 알았는데

하얀 눈 속에 슬라이드 장면처럼 선명하게 일어서는 검은 추억들

마침 영하 12, 시린 손 끝에 드디어 연탄집게 하나를 들었다

그대만큼 등도 따뜻하게 하고 배도 따뜻하게 하던 것은 없었다

밥 한 그릇 뚝딱하고 

연탄 방에 배를 깔고 누워있으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었다

길들이기 힘든 심술도 있었다

옷이며 손, 얼굴까지 사정없이 검게 굴복시키고는

멀게 할 테면 해보란 듯 버릴 테면 버려 보라는 듯 눈을 부라렸다   

그것뿐인가

노곤하게 잠든 사이 가스 선물로 비틀거리게 하여

구급 사이렌 소리 울리게도 했다

참으로 알 수 없는 그대였지만 우리는 날이 새면 다시 그대 혹시 불이 꺼질세라 가슴을 졸였다

우리는 그대를 떠날 수 없었기에 미워하는 것은 잠시이고  한없이 고마워했다

오늘, 석탄 박물관에서 칠흑 같이 어두운 갱 속에서 생명을 걸고 채탄하던 님들을 만났다.

님들이여, 밥알에 탄가루 묻은 검은 밥을 내려놓고 

큰 절을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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