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불영사 계곡
박영환
참, 용하다
철저히 벗어버렸다
영하 12도
쓸어버릴 듯 매서운 찬바람 속에서도
오히려 더 천연덕스럽게 벗어버린 부처님
못 가운데 그림자 드리워 미소짓는다
계곡의 산들도
훨훨 벗어버린 나무며 바위, 물소리 데리고
이 못가에 모여든다
그러고보니 벗지 못한 것은 사람들
결단코 지지 않으려는 듯 껴입고 또 껴입었다
아무래도 이 못 속에 어울리지 않는
이상한 그림이다.
* 경북 울진 불영사는 산위의 부처님 그림자가 절안 못 속에 비치고 있기 때문에 불영사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