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
행전 박영환
오늘 아침에도 곳곳에 흉한 오물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휴지가 없는 것으로 보아 개똥인 듯
고향 마을 월촌 할배는
거름을 하기 위해 개똥망태 짊어지고 개똥을 주우러 다녔지만
별로 소득이 없자
개똥도 약에 쓰려면 귀하다며 애꿎은 풍년초만 죽여 냈다
월촌 할배, 이곳에 오면
천지삐까리 개똥보고 싱글벙글 하실 텐데
바다에 오리 떼 둥둥 뜬다
새까만 게 꼭 개똥같다
햐, 오리마저 개똥으로 보이니
개똥 세상이다
견공인들 부끄럽지 않을까
마카오 사람들은 곳곳에 개 화장실을 만들어 그곳에서 일을 보게 한다
이렇게 배려하는 곳이 있는 줄 알면
애견가랍시는 주인님들 많이 원망하겠지
똥을 괄시하면 얼굴에 똥칠 당하기 쉽다고 했던가
알고 보면 똥은 조물주가 내린 큰 선물이다
개똥이라도 잘 모시자.
*처지삐까리 - '많다'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

오늘 아침, 멀리 습지에 있는 오리 떼를 찍은 것입니다. 개똥처럼 보이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