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박영환
오른손을 다쳐 석고 붕대를 감게 되니
왼손이 대신 하는데 이렇게 못할 줄 몰랐다
숟가락질은 물론 글씨도 엉망이다. 비뚤비뚤
유치원 아이보다도 못하다
이 놈아, 한 번도 떼놓고 다닌 적이 없는데
그 동안 뭐 했니
그래도, 오른손의 일을 내 몰라 하지 않고
열심히 맡아주는 녀석이 기특하기는 하다
이 녀석이라도 없었더라면 어떡할 뻔 했나
아내가 허우적거리는 나의 왼손을 도와주며
짐짓 한 마디 한다
“마누라 잘 둔 것 같지요.”
빙그레 긍정을 하자
“나도 남편을 정말 잘 만난 것 같아요. 내가 아플 때 당신은 손만 되었던가, 발도 되었는데”
같이 웃는다
오른손도 손이고 왼손도 손이지만
두 손이 합쳐질 때 진정한 손이 되는 것 같다
부부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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