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 친구

      손

 

                                        

 

                                                               박영환

 

 

 

오른손을 다쳐 석고 붕대를 감게 되니

왼손이 대신 하는데 이렇게 못할 줄 몰랐다

숟가락질은 물론 글씨도 엉망이다. 비뚤비뚤

유치원 아이보다도 못하다

이 놈아, 한 번도 떼놓고 다닌 적이 없는데

그 동안 뭐 했니

그래도, 오른손의 일을 내 몰라 하지 않고

열심히 맡아주는 녀석이 기특하기는 하다

이 녀석이라도 없었더라면 어떡할 뻔 했나

 

아내가 허우적거리는 나의 왼손을 도와주며

짐짓 한 마디 한다

마누라 잘 둔 것 같지요.”

빙그레 긍정을 하자

“나도 남편을 정말 잘 만난 것 같아요. 내가 아플 때 당신은 손만 되었던가, 발도 되었는데

같이 웃는다

 

오른손도 손이고 왼손도 손이지만

두 손이 합쳐질 때 진정한 손이 되는 것 같다

부부도 마찬가지.

 

 

'시 친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녁 나절에  (2) 2023.03.18
눈오는 날의 청도역  (0) 2023.03.18
첫사랑 이야기  (0) 2023.03.11
영천은 축제 마당  (2) 2023.03.11
정선 땅이 어깨를 내밀었다  (0) 2023.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