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를 따며
행전 박영환
어머니, 보리수가 빠알갛게 익었습니다
자지러지는 천식 기침을 진정시키느라 많이 드셨지요
그 쪽에서는 이제 멈추셨나요
즙을 내어 보내드려야 하는데
어디로 어떻게 보내야 하나요
주체하지 못할 기침에 가슴을 부여잡을 때
등도 두드려 드리고 어깨도 주물러야 하는데
어떻게 하지요
돌아가시던 날 마지막 손을 잡고
기침이 없는 세상에 사시기를 빌었지만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
손수 심으신 보리수나무의
열매가 열릴 때쯤은
당신의 기침소리가 들릴 것 같아 귀를 기울였지만
어디에도 없고
햇살에 빛나는 붉은 열매가 오히려 멍으로 남습니다
당신께서 하시던 것처럼
흰 사발에 보리수 즙을 가득 담았습니다
정말 어디로 어떻게 보내야 하나요.